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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국가 부도'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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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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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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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위기→재정악화→국채수익률 급등.."자금여력 있지만 높은 국채이자 감당 못해"

아일랜드의 '국가 부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은행권 위기에 따른 재정악화 문제에 채무 디폴트 우려가 확산, 국채 수익률이 무려 13일 연속 상승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

이에 영국 언론들은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수혈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했으며 시장내 투자자들도 아일랜드의 '디폴트'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독일 등 유럽 주요국들은 12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진행된 서울에서 별도의 회동을 갖고 아일랜드 문제를 논의했다.

아일랜드 위기가 역내 전체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유럽 국채 시장 '패닉'=11일(현지시간) 아일랜드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8.89%를 기록,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장중에는 9.26%까지 오르면서 무려 3주 만에 6%포인트 상승했다. 독일 국채와의 수익률 차이는 4배까지 벌어졌다.

아울러 국채 5년물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은 전일 대비 27bp 오른 620bp를 기록했다. 또다른 채무 위기국인 그리스와 포르투갈, 스페인의 국채 수익률과 CDS도 일제히 동반 상승하는 등 우려가 역내 전체로 확산됐다.

유럽 주요 증시와 유로화 가치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아일랜드에 가장 큰 익스포저를 갖고 있는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은 주가가 장중 5.6%까지 떨어졌다. RBS의 아일랜드 대출 익스포저는 최대 420억 유로로 알려져 있다.

또 아일랜드 문제는 뉴욕 증시에도 영향을 줘 이날 장의 조정 흐름이 강화됐으며 달러는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강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양상은 최근 채무 조정과 관련된 손실을 투자자들이 나눠 져야 한다는 독일과 프랑스 정부 관계자 발언이 나오면서 이번주부터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매번 괜찮다고 큰 소리를 치던 아일랜드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국채 수익률을 바라보며 이제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브라이언 리니헌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국채 스프레드 확대가 매우 심각하고, 이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구제금융 필연적"=상황이 계속 악화되면서 이따금 거론되던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수혈 가능성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아일랜드 구제금융은 필연적으로 보인다"며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려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인디펜던트는 "아일랜드 위기에 대한 유럽의 우려감은 증시 하락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EU와 아일랜드의 고위 인사들도 이제 구제금융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주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이날 "만약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면 EU는 아일랜드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필요시 조치할 수 있는 모든 기본적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긴급 회동한 독일, 프랑스, 영국 재무장관들도 아일랜드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물론 아일랜드 정부는 내년 4월까지는 충분한 자금이 있다며 구제금융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치솟은 국채 수익률이다. 9%가 넘는 국채 이자를 자력으로 갚아나갈 수 있는 정부는 없다는 것이다. 가장 가깝게 내년 초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들의 수익률이 지금보다 현저히 떨어지지 않는 한 독자적 문제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아일랜드가 EU와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을 경우 아일랜드는 재정 부담과 자본 조달 비용을 낮추고 문제가 된 부실 은행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게리 젠킨스 에볼루션증권 리서치 담당은 아일랜드가 앞으로 2년에 걸쳐 400억 유로 이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구제금융은 EU와 IMF가 마련해 놓은 7500억 유로의 안정기금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문제 뭐길래..=아일랜드 문제는 악화된 정부 재정에서 비롯되고 있다. 심각한 재정 적자는 정부가 이자 비용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키워 투자자들에게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경제는 지난 1990년대에만 해도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급속한 경제성장세에 비해 금리가 너무 낮았고, 이에 따라 건설과 주택시장 붐이 일어났다. 이 붐을 부실한 은행권 대출이 떠받친 것이 오늘날의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거품이 터지면서 주택가격은 폭락했고 경제는 악순환에 빠졌다. 정부의 재정적자도 급증했으며 은행들은 파산에 직면했다. 공공 부문 급여 삭감과 고실업이 뒤따랐다. 특히 부동산 버블과 10년간의 유동성 과잉, 저리 금융에 따른 문제들이 지난해 모두 터져 나왔다.

결국 은행권은 생존을 위해 수십억 유로의 공적자금 투입이 필요하게 됐고, 정부의 재정 적자로 이 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아일랜드는 올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2%로 예상되지만 은행권 구제금융 비용을 반영하면 GDP의 32%까지 이를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도 지출예산을 약 60억 유로 삭감하고, 앞으로 4년 동안 150억 유로를 감축키로 했지만 이같은 내핍안이 오히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게 만드는 역효과도 있다. 만약 아일랜드가 추가 긴축을 실시할 경우 세입 등에 타격을 입어 재정적자 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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