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용 LCD 가격하락 언제까지...'밑빠진 장독?'

이달 들어서 LED TV를 필두로 TV용 LCD 패널가격 하락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에따라 주요 TFT LCD업계의 4분기 적자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16일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왔던 LCD TV용 패널 가격이 이달 들어서도 또다시 추가 하락했다. 32인치, 46인치 TV용 패널의 경우, 하락폭이 2~3%대로 둔화된 반면, 40~42인치 풀HD LED TV용 패널 가격은 6%나 급락했다.


이처럼 TV용 패널의 가격하락이 지속되는데는 북미 시장 수요둔화로 채널들의 과잉 재고가 쉽사리 해소되기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블랙 프라이데이(11월 마지막 목요일)를 전후로 TV업체들의 공격적인 가격 프로모션이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재고물량이 많은 LED TV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모니터, 노트북 PC 등 IT용 패널 가격이 이달들어 하락세를 멈추거나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는 게 그나마 희소식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1.5인치 LCD모니터용 패널의 경우, 이달 5일 가격은 74달러로 전달 수준을 유지했고 19인치 모니터와 14인치, 15.6인치 노트북용 패널 가격은 전달에 비해 2% 가량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IT용 패널 가격 안정세는 수요 확대 측면보다는 대만 등 경쟁사들의 감산에 따른 여파가 컸던만큼, LCD업계의 주력시장인 TV용 패널 가격구조에 미치는 연쇄 상승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선 적어도 채널 재고가 소진되는 올 연말까지는 LCD TV용 패널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 LG디스플레이 (10,260원 ▲130 +1.28%) 등 국내 LCD제조사들도평균판매단가(ASP) 하락으로 4분기에 수익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분기 적자 가능성도 설득력 있게 대두되고 있다. 실제 대만기업들의 경우, AU옵트로닉스 등 선두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 지난 분기에 적자전환된 상태다.

업계에선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시즌, 중국 춘절 수요가 이어지는 연말연시 성수기 특수로 채널 재고가 빨라지면서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안현승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사장은 "4분기 중 재고물량이 빠르게 소진될 예정이며, 내년 초 3D TV, 스마트TV 등에서 보급형 신제품들이 쏟아지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소지가 크다"며 "이를 감안하면 LCD 시장이 내년 상반기부터 호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소 비관적인 전망도 없지않다. 중국 춘절 수요 효과로 TV용 패널가격 상승세가 예고되지만 그 사이클은 단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KB투자증권의 조성은 연구원은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 TV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한 LCD 패널가격은 연초 반짝 상승한 뒤 다시 하락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는 성수기 시즌의 수요 강도와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 속도가 내년도 LCD 시장흐름을 좌우하는 최대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