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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방점만 남은 신격호 회장의 '123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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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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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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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CEO In & Out/123층 '롯데월드' 재가동하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여생의 꿈은 제2롯데월드를 짓는 일”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꿈이 8부 능선을 넘었다. 송파구청이 롯데그룹의 잠실 123층짜리 초고층 빌딩에 대한 건축허가를 승인함에 따라 잠정 중단됐던 제2롯데월드 공사가 본격화된 것이다.

제2롯데월드의 공식 이름은 ‘롯데 수퍼타워’다. 8만7700㎡(2만6300평) 부지에 2조70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총 555m의 높이로 완공되면 삼성물산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시공한 부르즈 할리파(163층 828m)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이 된다. 현재 시공 중인 인도 뭄바이의 인디아타워(125층 720m)와 중국 상하이의 상하이타워(128충 632m)가 완공되면 세계 4위의 초고층 빌딩이다.

제2롯데월드 내부는 최첨단 복합공간으로 꾸며진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상층부에는 전망대와 아트 갤러리가 들어서고 6성급 호텔과 프리미엄 오피스, 백화점 및 쇼핑 문화시설 등이 들어선다.

건물은 최우수 등급의 친환경 건축물로 지어진다. 태양광, 지열, 풍력,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적용한 에너지 절약형 건축물이다. 사업부지 내 30%를 친환경 녹지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5년 뒤인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저층부 쇼핑몰 공사가 한창이다.



미수의 사업가 여생의 꿈

제2롯데월드는 잘 알려지다시피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이다. 신 회장의 의지는 강력하다. 일본의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2롯데월드를 짓는 것이 여생의 꿈”이라고 밝힐 정도다.

그가 주장하는 제2롯데월드 건립 이유는 간단하다. 고용창출과 외화벌이 수단을 외국계 기업에게 넘겨줄 수 없다는 것이다. 임종원 서울대 교수가 쓴 책 <롯데와 신격호>에서 이인원 롯데 정책본부 이사가 신 회장과 나눈 이야기를 보면 신 회장이 제2롯데월드 건립을 추진하는 이유를 엿볼 수 있다.

“내가 이 나이에 돈 벌어서 무엇을 하겠다고. 제2롯데월드가 세워지기만 하면 국가에도 좋고, 지역 사회에도 좋고,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가지게 되고, 그걸 다른 외국업체가 맡아서 하면 문제가 있을 거 아니야. 외국기업이 여기에 30~40년 뿌리 내리나? 결코 아니야. 돈 되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다른 데로 가버려.”

롯데그룹은 1988년 서울시로부터 800억원대에 부지를 사들인 뒤 23년 동안 인·허가 과정에 공을 들였다. 현재 이 지역의 평당 공시지가는 8600만원 수준. 실거래가로 보면 평당 1억원으로 전체 사업지의 가격만 2조6000억원에 이른다. 20여년간 알짜 부지를 휴지(休地)로 놔뒀다는 것 자체가 그의 제2롯데월드 건립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제2롯데월드 추진 당시 신 회장은 그룹 임원의 적극적인 만류에도 불구하고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심지어 그룹의 국내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신동빈 부회장이 “채산성이 낮아 다른 안을 건의했다가 아버지에게 혼이 난 적이 있다”고 말할 정도다.

신 회장은 제2롯데월드 개발을 위해 1990년대 초에 롯데물산을 설립했다. 롯데쇼핑 (122,000원 상승500 0.4%)·롯데호텔과 더불어 신 회장이 가장 챙기는 회사다. 롯데쇼핑과 롯데호텔이 해마다 상당한 이익과 더불어 성장하고 있는 회사인 반면 롯데물산은 뚜렷한 실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찾는 홀수달이면 빼놓지 않고 보고를 받는 곳이 롯데물산이다. 설계도면의 업데이트 정도가 보고의 전부지만 신 회장은 설계도면만 봐도 흐뭇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연 많은 승인 과정

미수(米壽)의 사업가의 꿈에는 굴곡이 많았다. 한국의 디즈니랜드를 꿈꾸며 63빌딩의 2배 높이의 건물을 지어 보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시작부터 틀어졌다. 1990년 정부의 5.8 부동산 조치로 롯데는 400억원의 세금을 내야 할 위기에 놓였다. 롯데는 해당 부지가 비사업용 부지가 아니라며 지리한 법정싸움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는 험난했던 제2롯데월드 사업 추진의 서막에 불과했다.

1993년 어렵사리 소송에서 승소한 롯데그룹은 이듬해 본격적인 사업추진을 시작했다. 제2롯데월드를 100층(높이 402m)짜리 초고층 건물로 짓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군사시설과 교통문제 등이 발목을 잡았다. 성남 서울공항의 비행 안전성 문제와 대규모 교통혼잡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정부와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나마 1998년 지하5층 지상36층 143m까지 지을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지만 신 회장의 성에 차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롯데는 2004년 지하5층 지상112층의 555m짜리 건물을 짓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송파구에 내며 재도전에 나섰다. 2006년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하는 기쁨도 잠시, 국방부가 행정협의조정신청을 내고 제동을 걸었다. 정부의 아량은 50층 203m까지가 전부였다.

정권이 바뀌면서 제2롯데월드 건립사업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2008년 조석래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사돈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제2롯데월드 건립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발단이다.

이후 국방부는 서울공항 활주로 방향을 3도 트는 ‘해법’을 제시했다. 역시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서울공항으로 인해 각종 규제를 받았던 성남시민들과의 형평성 문제와 비행기 이착륙이 많은 전시 상황에서 제2롯데월드가 상당한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결국 행정협의조정위원회의 실무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112층 555m의 제2롯데월드 건축이 통과됐다. 그러나 롯데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112층이 범죄 신고 번호를 연상케 한다는 희괴한 논리를 바탕으로 2009년 123층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그사이 연면적은 60만㎡에서 83만㎡로 40%나 늘었다. 건축면적도 20% 증가했다.

최종 승인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드러난 설계 변경안이 활주로 변경으로 인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비난에 서울시가 재심의 판정을 내렸다. 다만 재심의에 대한 기준은 높지 않았다. 서울시는 올해 6월 건축위원회를 통해 사업을 승인했다.

최종적으로 지난 11월11일 송파구의 최종 승인을 얻음으로써 신 회장은 93의 나이에 제2롯데월드의 테이프 커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고의 볼거리를 만들겠다던 신 회장의 도전에 이제 마지막 방점만 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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