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총···'감세·친서민 정책' 교통정리 가능할까?

한나라당이 이번 주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감세 철회' 논란과 당 서민정책특위가 제안한 친서민 정책에 대한 당론 조율에 들어간다.


민간인 불법 사찰 및 대포폰 사용 논란, 예산 국회 파행 등으로 야권과 전선을 형성한 상황에서 입장이 엇갈리는 감세와 친서민 정책에 대해 집권 여당이 의견을 모을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감세 의총···靑-지도부-소장파 충돌 =감세 의총의 핵심은 오는 2013년부터 적용 예정인 소득세 및 법인세 감세의 철회 여부다. 지난 달 27일 정두언 최고위원이 "'부자감세'라는 공격을 받을 수 있다"며 촉발시킨 감세 철회 주장은 당 지도부와 청와대에까지 논의가 확산되며 갈등을 확산시켜 왔다.

당 소장파 의원 45명은 지난 4일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 것을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요청하고 의원총회 소집 요청서를 제출했다. 당내 갈등이 확산되자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7일 안상수 대표와의 회동에서 "조속한 시일 안에 당이 결론을 내려달라"고 당부했지만 당 지도부의 입장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 18일 회의에서는 이례적으로 나경원·서병수·정두언 최고위원과 고흥길 정책위의장이 공방을 벌였다. 나 최고위원과 고 정책위의장은 '감세 유지'를 주장하며 청와대의 입장을 대변한 반면, 정두언·서병수 최고위원은 "감세 논쟁은 건전한 정책 경쟁"이라며 '감세 철회'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당내 유력 대권 후보로 꼽히는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부분적 감세철회" 입장을 밝히며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45인 서명에 참여한 한 의원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법인세 부분은 조금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소득세 감세 철회에 대해서는 상당 수 의원들이 동의하고 있어 큰 이견 없이 결론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서민특위 "100일 논의 통할까?" =서민정책 의총에서는 당 서민정책특위(위원장 홍준표)가 지난 4개월간 논의를 거쳐 선정한 '친서민'정책에 대한 당론을 확정한다. 서민특위는 지난 19일 전체회의에서 의총에서 논의할 법률안 5개, 제도 개선안 2개, 예산안 반영 과제 15개를 선정했다.

5가지 법안에는 △대부업계의 대출 최고이자율을 30% 이내로 제한하는 '이자제한법' △대중소기업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및 납품단가 조정협의제 실효성 제고를 위한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경로당에 정부가 양곡을 지원하는 '노인복지법' △전통시장 상품권에 대한 소득공제를 명시한 '조세특례제한법'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서민특위가 추진 중인 법안에 대해 "반 시장적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어, 당론 확정까지는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 정책을 총괄하는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서민특위 활동에 수시로 '견제구'를 던지며 갈등을 빚어 왔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서민특위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특위 활동에 가장 힘든 점을 묻는 질문에 고 의장을 지목하기도 했다. 홍 최고위원은 지난 7·14 전당대회 이후 '친서민'이라는 의제를 선점, 정치권 안팎의 주목을 받았지만 진정한 시험 무대는 지금부터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