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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달라" 조르더니 어느새 세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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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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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23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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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인사이트]첨단기술도 '메이드 인 차이나' 시대

▲중국 상하이역의 고속철 'CRH380A' 모델.
▲중국 상하이역의 고속철 'CRH380A' 모델.
폭발적인 경제성장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중국이 기술강국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냉전기부터 실력을 쌓은 우주항공과 첨단무기는 물론, 고속철·민항기 등 상업용 기술시장에서도 세계를 접수할 태세다. 원전, 고속철 등 첨단기술 시장 진출을 확대하려는 한국으로선 강력하고도 거대한 경쟁자를 만난 셈이다.

세계 최고 고속철은 중국산= 지난달 상하이-항저우를 잇는 고속철이 개통됐다. 202㎞ 구간을 달릴 고속철 '허셰호(和諧號)'는 평균시속 350㎞이며 시험운전에선 최고시속 416.6㎞를 돌파, 세계기록을 깨는 기염을 내뱉었다. 고속철 원조국가임을 자부해온 일본, 프랑스 등은 그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기술후진국 중국에게 노하우를 전수한지 불과 10년도 채 안돼 일어난 대역전극이다.

허셰호는 시작에 불과하다. 상하이-항저우 노선은 홍콩까지 이어져 2013년 개통된다. 상하이-난징 구간도 지난 6월 개통됐다. 무엇보다 현재 건설 중인 베이징-상하이 노선은 중국의 '철도굴기'에 눈동자를 그려 넣을 야심찬 프로젝트다.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은 총연장 1318㎞를 평균시속 380㎞로 달릴 예정이다. 베이징 남부와 상하이 홍차오역을 무정차로 달리면 불과 3시간58분에 주파한다. '총알철'(불릿 트레인)이라는 별명은 이제 중국 차지다.

최근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린 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 에어쇼)에 참석한 외국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보잉돥 에어버스 등이 양분하는 세계 민항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중국의 최초 민간항공기 'C919'때문이다.

중국상용항공기유한책임공사(COMAC)가 생산한 C919는 150~200석 여객기로 좌석과 사양 면에서 보잉 '737'과 동급이다. 에어쇼 개막과 함께 100여대 주문이 밀려들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중국 3대 항공사인 중국남방항공·동방항공·에어차이나와 항공기 리스 사업을 하는 제네럴일렉트릭(GE) 등이 C919를 주문했다. 아직은 주로 내수용 단거리용도이지만 향후 미국의 보잉, 유럽의 에어버스에 큰 위협이 될 것임은 시간문제다.

▲중국이 주하이 에어쇼에 출품한 민간항공기 'C919'
▲중국이 주하이 에어쇼에 출품한 민간항공기 'C919'

캐치업은 끝났다= 중국은 이제 선진국 기술을 따라잡는 '캐치업' 단계를 마치고 첨단기술 강국으로 웅비할 태세다. 중국의 수출용 고속철이 한 때 중국에 기술을 가르쳤던 외국 기업보다 더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것이 단적인 예이다.

1990년 12월, 중국 철도부가 고속철 구상을 전인대에 보고하던 당시만 해도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커 난공불락으로 보였다. 설상가상 중국 정부 내 찬반이 엇갈린 탓에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은 94년 국무원의 검토 승인이 난 뒤에도 첫 삽을 뜨지 못했고 2008년에야 공사를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도 중국은 고속철 강국이라는 꿈을 놓지 않았다. 철도부는 97년을 시작으로 6단계의 철도 속도개선(스피드업) 공정을 밀어붙였다. 그 해 평균속도가 시속 54.9km이던 여객철도는 6단계 공정이 끝난 2007년 70.2km로 28%나 개선됐다.

하지만 자력으로는 부족했다. 무엇보다 기술이 모자랐다. 선진기술에 목말랐던 철도부는 2004년 평균속도 200km 이상 열차 200량을 도입키로 하고 해외 발주를 결정했다.

프랑스 알스톰, 독일 지멘스, 캐나다 봄바르디어와 일본 가와사키중공업 등이 거대 중국시장을 접수하겠다는 심산으로 덤벼들었다. 하지만 도리어 이들의 기술이 중국에 접수되고 말았다. 가격절충에 실패한 지멘스를 제외한 3개 업체가 선정됐는데 3곳 모두 중국 기업과 합작하는 것이 조건이었다. 이는 중국의 고속철 기술 발전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베일 벗은 기술력, 가격도 저렴= 중국의 첨단기술 제품은 기술뿐 아니라 정부 지원면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지닌다.

중국제 무기를 도입하려는 나라들은 자금이 넉넉지 않아 수출국과 가격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지만 상대가 중국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중국은 풍부한 외환보유고 탓에 대규모 차관을 제공할 수 있으며 수입국의 자원 개발권을 조건으로 무기가격을 더 낮출 여력이 있다.

실제로 주하이 에어쇼에 등장한 전폭기 'FC1 샤오룽'과 초음속 고등훈련기 'L-15'은 성능도 성능이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샤오룽'은 구형 F-16이나 러시아 미그-29와 비슷한 제원을 갖췄지만 가격은 '불과' 1500만달러다. 적어도 4000만달러인 F-16의 반값도 안된다.

민항기와 고속철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첨단기술 시장에서 중국의 부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인민은행 부총재를 지낸 주민(朱民) 국제통화기금(IMF) 특별고문은 중국의 세계 첨단기술 시장점유율이 현재 8%이지만 앞으로 10년 뒤 30%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 달라" 조르더니 어느새 세계 최고
세계 무기시장에서도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전세계 군사정보 분야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중국의 2000-2009년 누적 무기수출 규모는 세계 7위로 네덜란드(6위)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조만간 영국(5위)을 앞지르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다른 건 몰라도 기술에선 중국에 앞섰다고 자부했던 나라들로선 격세지감이다. 최근의 외교경제 현안에서 잇따라 중국에 패배한 일본은 이 문제에 무척 민감하다. 중국이 수입 기술로 만든 고속철을 해외에 재수출하면 안된다는 딴지도 걸어본다. 하지만 역부족이다. 중국은 최근 고속철 사업에 자력 기술이 대부분 투입됐다고 강조하면서 공세를 차단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중국의 급성장은 상당한 위협이다. 브라질 고속철 사업자 선정에 우리가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지만 중국의 추격을 가벼이 볼 수 없다. 대규모 국제 프로젝트에는 어김없이 정치외교 변수가 강하게 작용한다.

유라시아의 동서를 잇겠다는 대륙횡단철도의 경우에도 한반도종단철도(TKR)가 북한 경유문제로 제동이 걸린 반면 중국 측 노선은 발 빠르게 러시아의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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