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발]과거 10여년간 北도발시 증시영향은?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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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여년간 북한의 무력도발 등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는 사태가 무수히 발생했음에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23일 삼성증권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1996년 4월 북한의 판문점 무력시위에서부터 1999년 연평도 인근 해역의 연평해전, 2003년 1월의 북한 핵무기확산방지조약(NPT) 탈퇴선언을 비롯해 2006년 북한 핵실험, 올 3월 북한의 천안함 공격 등 수많은 사고들이 있었음에도 코스피지수는 단기적으로 충격을 받았다가 곧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 이전의 최근 사례로는 북한군에 의한 천안함 공격이 있었다. 천안함이 침몰한 올 3월26일 이후 첫 개장일인 29일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장중 0.91%까지 하락한 1681.99까지 밀렸지만 곧 회복세를 보이며 전일 대비 0.34% 하락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한 달 후 코스피지수는 1750선까지 올랐다.

남북 군인간 첫 해상교전으로 기록되는 1999년 1차 연평해전의 경우 6월15일 당일 장중 코스피지수는 3.9% 하락했지만 종가는 전일 대비 2.21% 하락한 803.72를 기록했다. 한달 후 코스피지수는 1052.59까지 치솟았다.

6명의 우리 측 전사자가 발생한 2002년 6월29일의 2차 연평해전 이후 첫 개장일인 7월2일에도 코스피지수는 전주말 대비 2.71% 하락한 채로 출발했지만 전주말 대비 되레 0.47% 오른 746.2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가장 주가가 많이 빠진 때는 북한의 직접적 무력도발이 아니라 미국발 악재 때문이었다. 2002년 1월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데 따라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불거지며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18% 하락한 749.45로 마감됐다.

그 외에 2003년 3월 북한의 핵 보유 발언이나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등이 있었음에도 당일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2.4%를 넘지 않았다. 2008년 8월 북한이 핵불능화 중단선언을 했을 때는 되레 코스피지수가 0.61% 오르기도 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연구위원은 "북한 관련 뉴스는 사안에 따라 주가하락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기는 했지만 하나같이 단기적 악재에 그쳤다"며 "중기적으로는 오히려 저점매수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황 위원은 "이번 사태도 단기적 충격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1870선에서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의 연평도 공격은 정치적으로는 상당히 중요한 사안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장외변수"라며 "북한의 공격과 남한의 응전이 전쟁으로 확산된다면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겠지만 확전되지 않고 사태가 수습되면 주식시장 충격도 빠르게 복원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군 당국은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탄공격으로 해병대 1명 사망, 3명 중상, 10명 경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비공식적으로는 민간인 2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군인들이 연평도에서 민간인 피해를 확인 중이며 대부분의 주민은 방공호로 피신한 상태다.

이날 장 마감 직후 서해 연평도에 수십발의 폭탄이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코스피 시장 대형주들 가운데 시간외 단일가 매매에서 하한가로 추락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이날 오후 4시 코스피 시장 시간외 단일가 매매에서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과 대우건설 (3,635원 ▼10 -0.27%) 대신증권 삼성전자우 (65,200원 ▼1,100 -1.66%) 등 대형종목들은 모두 이날 종가보다 5% 하락한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는 시장이 종료된 후에는 오후 6시까지 매수·매도 호가를 접수받아 30분 단위로 단일가로 매매를 체결시키는 시간외 단일가 매매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단일가 매매에서는 당일 종가 대비 5%내의 범위에서 상·하한가가 정해진다.

삼성카드 (35,950원 ▲150 +0.42%)와 다우기술 넥셀타이어 한라건설 (1,950원 ▼6 -0.31%) 하나금융지주 온미디어 동부하이텍 (41,100원 ▼850 -2.03%) 등의 종목들도 하한가까지 빠진 가격에 단일가 매매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