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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 회장, 외환銀 인수 007보다 더 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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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익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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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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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의 속전속결, ANZ 허찌른 전략의 승리

하나금융지주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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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 하나금융지주 (40,750원 ▲950 +2.39%) 회장에게 2006년은 시련의 시간이었다. LG카드, 외환은행 (0원 %) 등 금융권 지도를 바꿀 만한 대형 물건들이 쏟아졌지만, 모두 고배를 들어야 했다.

조그마한 단자회사(단기금융회사)로 출발해 충청, 보람, 서울은행에 이어 대투증권까지 인수하며 설립 20년 만에 대형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던 김 회장도 어쩔 수 없었다. 이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하나금융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LG카드를 인수한 신한지주 (39,000원 ▲500 +1.30%)가 성장가도를 달렸지만, 하나금융은 더 이상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만년 4위에 머물러야 했다. 나아가 금융권 판도를 바꿀 만한 M&A 얘기가 나올 때마다 언제 먹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야 했다.

그렇게 절치부심하던 김 회장이 결국 외환은행을 품에 안았다. 노련한 승부사는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 총력을 쏟을 거란 세간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보란 듯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했다. 모두 동쪽(외환은행)을 치는 척하면서 서쪽(우리금융지주)을 공격하는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을 구사할 줄 알았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동쪽과 서쪽이 완전히 바뀌었다.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 하나금융은 신한금융을 제치고, 우리금융, KB금융에 이어 확고한 3위 자리를 꿰찰 수 있게 된다. LG카드,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잇따라 패했지만, 이번에 보기 좋게 설욕을 한 셈이다.

이번 협상은 철저한 보안 속에서 이뤄졌다. 허를 찔린 감독당국마저도 혀를 내둘렀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인수협상 소식이 들려오자 당국은 이를 파악하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여야 했다. 하나지주가 외환은행에 관심이 있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신속하게 움직일 거란 예상을 못하고 있었다.

이렇듯 이번 인수 작전은 전광석화처럼 진행됐다. 여러 명의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들에 따르면 하나지주가 외환은행으로 방향을 튼 건 9월 말, 10월 초다. 실무진은 일찍부터 우리금융과 외환은행을 동시에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외부에서는 외환은행보다 우리금융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봤을 뿐이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호주의 ANZ 은행과 론스타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김 회장이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ANZ 는 외환은행 실사 후 6개월을 끌며 가격 협상만 벌였다. 이런 흐름을 간파한 김 회장은 '이건 되지 않는 딜'이라며 곧바로 인수 작업팀을 꾸릴 것을 지시했다. 불확실성이 높은 우리금융보다 기회비용이 적고 시너지 효과가 큰 외환은행으로 급선회 한 것이다.

아울러 이번 인수전은 '전략의 승리'로 요약된다. ANZ는 유일한 경쟁자로 하나지주를 점찍었다는 후문이다. 그런 하나지주가 우리금융을 인수한 뒤 합병할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 국내 은행 중 외환은행을 가져갈 곳이 없다고 오판한 ANZ는 결국 시간을 질질 끌며 가격 낮추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김 회장에게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외환은행 인수팀이 꾸려져 계약서에 사인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개월. 평소 M&A를 연애에 비유해온 김 회장은 "대놓고 연애한다는 사람치고 결혼하는 것 못 봤다"는 말을 몸소 보여줬다. 김 회장 말 그대로 정말 쿨(Cool)하게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했다.

이런 속전속결전이 가능했던 건 그동안 내부에 축적된 인수·합병(M&A) 매뉴얼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게 하나지주의 설명이다. 그리고 이 모든 M&A를 진두지휘했던 김 회장의 뛰어난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서울과 보람, 충청은행, 대투증권을 인수하며 터득한 경험이 이번 인수전에 십분 발휘했다"며 "외환은행으로 급선회한 것은 현실에 바탕을 둔 김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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