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도 자문형랩 시대 개막

국내주식에 이어 해외주식 투자도 자문형랩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최근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국내외 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해외증시에 투자하는 '해외주식 자문형랩' 개발이 한창이다.

업계에서는 해외펀드와 달리 분리과세가 적용되는 '해외주식 자문형랩'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고민하는 거액자산가들의 주요 해외투자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37,350원 ▲100 +0.27%)은 최근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삼성POP 골든랩차이나포트폴리오'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홍콩 항셍H와 중국 심천B, 상해B 등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자문형랩으로 자문은 동부자산운용이 담당한다.

동부자산운용이 자문사로 뽑힌 것은 중국펀드 운용성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동부자산운용의 '동부차이나펀드'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0.73%(26일 기준)로 중국펀드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최근 2년 수익률은 131.79%로 1위에 올라있다.

'삼성POP 골든랩차이나포트폴리오'의 보수는 2.8~3%로 최저 가입금액은 2억원이다. 국내주식이 아닌 해외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보수와 별도로 매매수수료가 징수된다.


문진철 삼성증권 과장은 "해외주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정보 부족으로 투자를 망설이는 VIP고객들을 위해 상품을 출시했다"며 "앞으로 투자지역을 확대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23일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니하오 차이나 Wrap'을 선보였다. '니하오 차이나 Wrap'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선두기업과 소비성장 수혜 기업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자문사는 한국투자신탁운용. 최소가입금액은 5000만원이며 보수는 자문수수료 포함 3%다.

우리투자증권 (11,910원 ▲190 +1.62%)은 조만간 홍콩 항셍H 주식에 투자하는 자문형랩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최근 국내외 합작운용사인 N자산운용을 자문사로 선정했다. N자산운용의 주주사이자 글로벌 운용사인 A사의 풍부한 해외투자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 운용사가 해외주식을 자문하는데 한계가 있어 경험이 많은 국내외 합작운용사를 자문사로 선정했다"며 "홍콩 항셍H뿐만 아니라 인도 미국 등지에도 투자할 수 있는 자문형랩를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20,500원 ▼150 -0.7%)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현지 운용사를 자문사로 하는 해외주식 자문형랩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보다 효과적인 해외주식 운용을 위해 단순 자문이 아닌 100% 위탁 운용하는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배준영 미래에셋증권 팀장은 "보다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자산운용을 위해서는 투자지역에서 활동하는 현지 운용사가 제격"이라며 "자문을 받아 해외주식을 매매하면 타임랙(시간차)이 발생할 수 있어 자문이 아닌 위탁 운용하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대우증권 (7,330원 0.00%) 등 여타 대형 증권사들도 내년 초 해외주식 자문형랩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증권사들이 잇따라 해외주식 자문형랩 출시를 예고하면서 해외펀드와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인 거액자산가들이 대거 해외주식 자문형랩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비과세 폐지이후 해외펀드 환매와 재투자를 저울질하는 거액자산가들이 늘고 있다"며 "해외주식 자문형랩은 배당소득세가 부과되는 해외펀드와 달리 분리과세인 양도소득세가 적용돼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인 거액자산가들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