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바흐 타는 오너, 우량 회사돈으로 도박까지?

마이바흐를 타고 다니는 한 코스닥 기업 최대주주가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최근 전 대표이사이자 현 최대주주의 횡령배임으로 검찰수사를 받은 인선이엔티 (6,430원 0.00%)의 얘깁니다.

지난주 25일. 종합폐기물 처리업체 인선이엔티는 현 최대주주인 오종택 전 대표이사가 수십억원의 회사돈을 빼돌려 원정도박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며 하한가로 추락했습니다.


이번 횡령혐의는 최근 검찰이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지구의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한 시행사 대표의 횡령 및 배임수재 혐의를 수사하던 중 드러났습니다. 건설폐기물 처리를 맡았던 인선이엔티의 오 전 대표가 처리비용 등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회사 돈 수 십 억원을 빼돌려 일부를 해외에서 불법 원정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혐의가 포착됐다고 합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오 전 대표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1차는 기각됐지만 사건이 종결된 건 아니라고 합니다.

인선이엔티는 지난해 1월 기준으로 평가한 부동산 등 유형자산 가치만 2000억원에 달하는 우량 자산주로 분류됩니다. '일산 본사만 팔아도 시가총액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3분기말 현재 인선이엔티의 유형자산은 1967억원. 일산 본사와 인천, 연기, 금산, 광양, 사천, 이천 등 8개 부동산을 임대 없이 모두 인선이엔티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총 자산은 연결기준으로 2672억5000만원이고 이익잉여금은 1115억원에 달합니다. 얼마전까지 1200억원 전후 머무르던 시가총액은 다시 1000억원을 턱걸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인선이엔티는 자산가치와 폐기물 처리 사업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대기업이 인수를 위해 눈독을 들이기도 했습니다. SK가스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인선이엔티는 주당 9000원대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별안간 포스코와 추진 중인 광양 매립지에 사고가 발생하면서 협상은 결렬됐습니다. 이후 7000원을 넘던 주가는 3000원대로 서서히 추락했습니다.

최근에는 태광산업 검찰 수사의 핵심적인 계기로 작용했던 서울인베스트가 인선이엔티를 유력투자자들과 함께 인수하려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서울인베스트는 최대주주의 횡령배임 리스크와 회사를 분리시켜 주주와 회사 모두 살 수 있는 길은 매각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 전 대표 측은 일부 언론을 통해 주식매각이 '사실무근'이며 만난 적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인베스트는 지난 15일에도 강남의 모 식당에서 직접 오 전대표와 만나 매각협상을 벌였다고 합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 전 대표와 부인은 현재 1107만5741주(32.45%)에 해당하는 자신들의 지분을 우리은행과 증권금융에 담보로 맡기고 돈을 대출해간 상태입니다. 최초 신한은행에 500만주를 담보대출했는데, 우리은행으로 계약 상대방이 변경됐고 주가하락으로 담보로 잡힌 주식 수도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채권자가 있는 주식을 공식적으로 팔겠다고 주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겠죠.

흔히들 중소기업 경영과 투자는 '경영자에 달려있다'라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최고가의 대형 외제차를 몰던 경영자는 쓰레기 처리로 번 회사 돈으로 원정도박을 했다는 혐의로 검찰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습니다.

오 전 대표는 지난 6월 30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고 현재 최성호 대표이사와 현대건설에서 영입한 이형근 대표이사가 공동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음식물류폐기물처리업체를 인수하는 등 종합폐기물처리업체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인선이엔티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우량한 기업가치를 회복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