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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양귀애·최은영…女CEO 3인방 올해 성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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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6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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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인으로 전업주부서 경영자 변신 공통점

현정은·양귀애·최은영…女CEO 3인방 올해 성적은?
재계를 대표하는 여성 CEO 3인방인 현정은(55) 현대그룹 회장과 대한전선 양귀애(63) 명예회장, 최은영(48) 한진해운 회장(사진 왼쪽부터)은 몇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세 사람 모두 다 미망인으로 전업주부에서 경영자로 변신했다. 또 세 사람 모두 경영자의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점도 닮았다.

현정은 회장은 정몽헌 전 회장이 사망한 후 뒤를 이어 현대그룹 대표이사로 나섰다. 이화여대에서 사회학 석사과정을 마친 후 페어레이디킨슨대 대학원에서 다시 인성개발학 석사학위를 딴 현정은 회장은 현영원 전 현대상선 회장의 딸이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외삼촌이다.

조수호 전 회장이 사망한 이후 한진해운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은영 회장의 아버지는 최현열 전 NK그룹 회장이고 어머니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 씨다.

양귀애 명예회장 역시 설원량 전 회장이 사망한 후 대한전선의 경영 전면에 나섰다. '비운의 기업가'로 불리는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이 양 명예회장의 오빠다.

◇ 금융위기로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 지정

그런데 이같은 공통점 외에 세 사람은 한 가지 공통점을 또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세 사람이 이끄는 기업이 모두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점이다.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은 금융위기 여파로 물동량이 줄면서 지난해 매출액이 20% 정도 감소했을 뿐 아니라 837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권 순차입액이 지난해 말 기준 1조50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은 284%로 높아졌다.

이 때문에 현대상선은 지난 6월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대상 선정 여부를 놓고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과 법정소송까지 가기도 했다.

최은영 회장의 한진해운 역시 지난해 해운 불황이 지속되면서 3분기까지 누적 손실이 1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해야 했다.

양귀애 명예회장이 있는 대한전선그룹은 무분별하게 M&A를 추진하다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이 됐다.

한때 '수조원 현금을 갖고 있는 알부자'로 통했던 대한전선은 2000년대 들어 신성장동력을 찾는다며 M&A를 계속해왔다. 2005년 15개이던 계열사가 올해 6월 25개로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부채도 산더미처럼 증가했다.

2008년 재무약정을 체결한 이후 돈 되는 자산을 다 팔아 유동성 확보를 꾀하고는 있지만 좀처럼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08년 2조5160억원이던 대한전선 부채총계가 올 1분기에는 2조8926억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2008년 말 286%이던 부채비율은 올 1분기 기준 무려 399%가 됐다.

이처럼 여성 CEO 3인방이 이끄는 기업이 모두 위기를 맞으면서 올 한해 세 사람의 행보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들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세 사람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평가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재계를 대표하는 여성 CEO 3인방은 올해 위기를 멋지게 극복함으로써 뛰어난 경영능력을 과시했다.

◇ 현정은, 현대건설 인수로 '역전만루홈런'

현대그룹 회장은 올해 6월 주거래은행인 환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으로 지정됐다.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이 지난해 금융위기로 위기를 겪긴 했지만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116억원으로, 5분기 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터인데다, 현대건설 인수를 노리던 현정은 회장에게는 날벼락같은 소식이었다.

결국 현 회장은 외환은행의 이같은 조치에 주거래은행 변경이라는 초강수로 맞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지 않았다.

이후 현 회장은 지난 11월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당초 인수금액을 1조원 이상 상회하는 5조5000억원을 써내며 현대건설을 품에 안았다.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 회장은 시장의 부정적인 시각에 개의치 않고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뚝심을 보여주며 기어코 현대건설을 차지했다. 현대건설을 인수로 현 회장은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8.3%도 품에 안아 경영권 위협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됐다.

비록 현재 인수자금 의혹에 휩싸여 채권단과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긴 하지만 현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에 성공한다면 올해 재계에서 최고의 '역전만루홈런'을 날린 경영자로 손색이 없다.

◇ 최은영, '독자경영' 기반 닦아

현정은 회장처럼 극적이지는 않지만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도 올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한편 '한진해운그룹'으로 가는 기반을 다지며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 11월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을 때만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던 한진해운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9262억원. 영업이익은 2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벗어난 후, 올해 3분기에는 매출 2조7583억 원, 영업이익 3705억 원으로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재무약정 당시 1만7000원대였던 주가는 12월 3일 현재 3만3000원을 웃돌며 두 배가까이 뛰었다.

최은영 회장의 주된 관심사인 한진그룹으로부터의 성공적인 계열분리도 착착 진행 중이다. 평소 전 세계 물류업체 중 항공과 해운을 동시에 하는 곳은 없다며 계열 분리 의지를 밝혀오던 최 회장은 올 초 드디어 한진해운을 지주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와 사업자회사인 한진해운으로 분할했다.

한진해운홀딩스를 정점으로 한 한진해운그룹을 구성해 독자적으로 경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진해운홀딩스 밑에 한진해운, 싸이버로지텍 등의 자회사를 두고는 구조다. 최은영 회장은 한진해운 대표이사와 더불어 한진해운홀딩스 대표이사 회장도 겸임하는 등 경영전면에 나서며 독자경영의 의지를 다졌다.

한진해운홀딩스 출범에 이어 올해 3월 최 회장은 공개매수를 통해 한진해운 홀딩스 지분을 32.7%까지 확보하며 독립경영을 위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마련하는데도 성공했다.

우호지분까지 포함하면 최 회장의 지분은 47.6%에 달해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보유지분 27.4%)과의 격차를 20%까지 벌인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속에서도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기록하는 한편 한진해운그룹의 독자경영 기반을 닦았다는 점에서 최은영 회장 역시 2010년 최고의 한해를 보낸 경영인으로 꼽힐만 하다.

◇ 양귀애, 외부 전문경영인 과감하게 기용, 구조조정 성공

양귀애 대한전선 명예회장은 2008년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이후 좀처럼 경영위기를 벗어나지 못하자 지난 5월 창사 이래 최초로 외부 회장 영입이라는 초강수를 던지며 회사 살리기에 두 발 벗고 나섰다.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손관호 SK그룹 고문을 회장으로 선임한 것이다. 손 회장은 SK그룹 주요계열사의 재무 및 관리부문 임원을 거쳐 SK건설 부회장을 역임한 관리통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양 명예회장으로는 그룹의 재무구조개선과 사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을 외부의 적임자에 맡김으로써 경영혁신의 의지를 대내외에 알린 셈이다.

손관호 회장 취임 이후 대한전선은 TMC 투자 지분 매각(7월), 캐나다 힐튼호텔 지분 매각 및 대여금 회수(8월), 스카이텔 지분 매각(11월), 포스코AST 잔여 지분 매각(11월) 등 차입금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어 지난 10월에는 약 3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해 부채비율을 올해 1분기 399%에서 11월 말에는 200%대 초반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대한전선은 올해 말까지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줄여 재무구조개선약정에서 졸업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더불어 대한전선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 11월부터 노후화된 안양공장에서 최신 설비를 갖춘 당진공장으로의 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총 36만3638㎡ 규모의 당진공장은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전선공장인데다 1분에 4m 길이의 초고압선을 뽑아내는 생산속도를 갖춰 대한전선의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것이 전선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올해 대한전선이 재무구조 개선과 구조조정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적절한 외부 경영인을 과감히 영입한 양귀애 명예회장의 용인술이 있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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