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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곪아가는 SP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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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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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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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시장만 뜨거워...자본환원율 '엎친 데 덮친 격'

더벨|이 기사는 12월02일(08:5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 상반기 상장을 마친 선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중 하나인 A사는 최근 곤혹스러운 처지에 처했다. 올해 내 합병 대상 기업 선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IT업종 비상장사 중 주요 스폰서(증권사) 추천 1곳과 발기인 추천 1곳으로 타깃을 압축했지만 협상이 문제였다.

가장 큰 원인은 A사의 시가총액이었다. 공모가 대비 20% 이상 고평가됐다는 점이 번번히 발목을 잡았다. 지분율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상대 기업 오너는 SPAC의 거품에 대한 비용을 자신의 지분 감소로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내켜하지 않았다. 관련 규정에 변동성이 크다는 것도 문제가 됐다.

이달로 도입 1년을 맞은 한국형 SPAC은 일단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된다. 급등에 이은 급락 등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지금까지 18곳의 SPAC이 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올 연말까진 20곳, 내년 초에는 23곳의 SPAC이 상장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몇몇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 상장 공모를 무난히 끝냈다. 10월 이후 공모를 진행한 SPAC은 모두 100대 1 이상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일부 SPAC은 여전히 하루에도 수십만 주가 거래되며 활기를 띄고 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상장엔 성공했지만 SPAC의 존재 이유인 인수합병을 이루기까지 남은 길이 험난하다. SPAC을 둘러싼 제도나 투자자 성향 등 외부 환경 요인들이 이를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당장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비상장사 합병가액 산정방법 개선안만 봐도 그렇다. 이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비상장기업 가치 산정에 쓰이는 자본환원율을 높여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계산하도록 하는 것이다.

비상장사 기업 가치는 순자산가치 40%와 수익가치 60%의 조합으로 평가된다. 자본환원율을 높이면 수익가치가 낮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현재는 4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저이율 단순 평균치의 1.5배가 적용돼 대부분 자본환원율이 5% 미만이지만 개정안이 도입되는 오는 6일 이후엔 증여세법상 최소 할인률인 10% 이상의 수치를 적용받게 된다.

이 규정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시가총액 거품과 맞물려 SPAC의 합병 경쟁력이 크게 무너질 거라는 게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현행 법규상 합병비율 산정 시 SPAC은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삼게 된다. 현재 기 상장 SPAC의 대부분은 실제 자산가치에 비해 시가총액이 10~30%정도 부풀려져 있다. 여기에 금감원의 합병가액 규제까지 곁들여지면 비상장사의 가치는 지금까지보다 10~20%정도 저평가된다.

이를 바탕으로 합병비율을 계산하면 비상장사 주주들에게 크게 불리하다. 비상장사 주주들이 본래 가치 이상의 지분 희석을 감수해야하는 만큼 굳이 SPAC을 선택할 가능성은 낮아진다는 평이다.

정부가 내년 상법 개정을 통해 법인세 문제와 합병 후 최대주주 지분 매각 제한 등의 규제를 풀어주겠다고 발표했지만 이 역시 현실화된 후 규정을 조목조목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일각에서는 이럴 바에야 시간이 걸리더라도 SPAC과 관련된 종합적인 법규 체제를 만드는 편이 낫겠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합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SPAC의 존재 의미가 퇴색하니 더 망가지기 전에 조치를 취하자는 것이다.

한 SPAC 관계자는 "지난 1년 간은 SPAC의 베타 테스트(결함 체크를 위한 시험)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금융위기 후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급히 만든 시책이 다른 규정·유통 시장과 충돌하며 아직도 잡음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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