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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학벌 이긴다" 기능한국인 20명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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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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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기능인’ 수상자 20명의 삶 살펴보니

남재원(59) 골드&해시계 대표는 6일 동서울대학 시계주얼리학과에서 강의를 했다. 그는 지난해 2월부터 이 대학의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남씨의 학력은 전남 순천의 동산초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전부다. 그런 그가 겸임교수 자격을 얻은 이유는 간단하다. 기술을 따라올 사람이 없어서다.

 남 대표는 순천의 가난한 농가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시계점에 취직해 돈을 벌었다.

 “중학생 교복을 입은 친구들이 부러웠어요. 이를 악물고 손가락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시계와 씨름을 했습니다. 기술을 익혀 서울에서 성공하겠다고 결심했지요.”

"기술이 학벌 이긴다" 기능한국인 20명 분석
 20세 때 그는 서울 시대백화점에 시계수리기사로 취직했다. 손기술을 인정받아 다른 백화점에 스카우트됐다. 1992년 그는 신촌 현대백화점에 수리점을 개업해 독립했다. 지금은 현대백화점 미아점에 분점도 열었다. 가난해서 못 배워 설움을 당했던 옛 생각에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내놓고 한국심장재단을 통해 심장병환자 수술비를 대고 있다. 이런 공로로 2004년에 서울사랑시민상 봉사부문상도 받았다.

 ‘형편이 나아졌을 때 왜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학벌은 기술을 못 따라오지만 기술은 속이지 않기 때문에 학벌을 이긴다”고 말했다. 40년 넘게 시계만 만진 그는 2005년 대한민국 명장이 됐다. 지난해 7월에는 이달의 기능한국인에 선정됐다.


 남 대표처럼 외길 인생을 살며 기술 하나로 성공시대를 연 사람이 적지 않다. 본지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수여하는 ‘이달의 기능한국인’ 20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할 당시 학력은 고졸 이하가 85%였다. 중졸 이하의 학력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도 35%나 됐다.

 ㈜한백 윤흡(55) 대표는 “큰 아이가 유치원 갈 때 지원서에 학력을 적는데 중졸로 적었더니 아내가 ‘확인할 것도 아닌데 그냥 고졸로 적으라’고 해 핀잔을 줬었다”며 떳떳해했다. 수상자 대부분이 윤 대표처럼 학력보다는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초졸 학력의 ㈜대흥제과제빵 김대인(56) 사장은 “고졸자 10명 중 8명이 대학을 가는 세상이지만 부끄럽지 않다”며 “가방끈보다는 확실한 기술 하나를 갖는 것이 더 확실한 성공의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에 의존하던 디지털제빵기계를 개발해 대기업은 물론 미국·일본·베트남 등에 수출하고 있다.

 기술을 밑천 삼아 창업한 뒤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이도 있다. 학력콤플렉스 때문이 아니라 기술을 진화시키기 위해서다. 보석디자인회사인 진영사 박정열(53) 사장은 “요즘은 스토리가 담긴 맞춤형 디자인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려면 배워야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의 모 전문대 보석감정과에서 공부하고 있다.

 수상자 중에 전공을 바꾼 사람은 2명뿐이었다. 한 우물만 팠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수상자 대부분이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독보적이다.

 이들은 좌절도 많이 경험했다. 실직해 공원벤치에서 칼잠을 자기도 하고(영광피엠에스 정호순 대표), 10대 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술과 담배를 하며 방황(삼성테크윈 정희태 기감)도 했다. 하지만 “나는 프로이고 이 분야에서 내가 최고”라는 신념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역경을 이겼다.

 의료장비업체인 ㈜신영포엠 김익한(48) 사장은 “기름 냄새 맡기 싫다며 인문계로 발을 돌린 친구들이 지금은 모두 부러워한다”며 “학력보다는 재능을 살리려고 뚝심 있게 외길을 가는 젊은이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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