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졸업생 변호사시험 합격률 결정 미봉책"

대한변호사협회 사무총장을 지낸 오욱환 법무법인 한덕 변호사(50·사시24회)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이 응시하는 첫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을 75% 이상으로 한 법무부의 결정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오 변호사는 8일 '변호사 생산과 운용에 관한 제언' 제하의 글에서 "로스쿨 교육이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극히 형식적인 시험으로 변호사를 선발한다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방치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오 변호사는 "국민은 실력 있는 변호사로부터 법적인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며 "법무부의 변호사시험 합격률 결정은 미봉책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로스쿨 학생들이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을 80% 이상으로 보장해야 한다며 자퇴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 반발하는 모습에는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엄격한 검증을 거쳐야 '양질의 변호사'가 될 수 있는데도 로스쿨 학생들은 스스로 이를 거부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며 "특히 집단반발도 서슴지 않는 로스쿨 학생들이 향후 법조인이 됐을 때 과연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변호사의 수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적정한 수를 넘어서면 법조인은 생계를 걱정할 수밖에 없고 사회의 양심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며 "현행 사법시험이 1000명 정도를 선발하는 것에 준해 로스쿨생의 약 40% 정도만을 변호사시험에 합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로스쿨에 다닐 수 없었던 사람들도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오 변호사는 "변호사가 되는 통로를 로스쿨만으로 제한한다면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 등이 침해될 것"이라며 "'예비시험'을 실시해 로스쿨과는 다른 법조인 양성의 길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실무연수'를 받도록 해야 한다"며 "로스쿨 학사관리가 엄격하고 수료 뒤 1년간의 연수를 거쳐 변호사시험을 치르는 캐나다의 실무연수 제도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했다.

오 변호사는 기업이 준법지원인 제도를 강화하고 정부가 법무관과 경찰공무원을 확충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회사가 변호사를 준법지원인으로 채용해 위법 행위를 상시적으로 감시해야 한다"며 "특히 다수의 변호사를 경찰 간부로 채용해 이들이 모든 경찰서의 수사과장이 된다면 국민의 기본권 존중 의지를 실천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