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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핫바지? 아냐, 세상이 바뀐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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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익태 기자
  • 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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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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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은 '시끌벅적' 사라진 당국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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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당국은 요즘 머리가 아프다. 시장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인수·합병(M&A) 등 각종 굵직한 현안들이 표류하고 있는 탓이다. 방향을 잃고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정도가 아니다. 시끌벅적하다. 온갖 말들이 만들어져 입을 통해 확산된다. '시장 해결'이 순리라 얘기하는 이들도 종국에는 당국을 찾는다. "시장이 이리 혼탁한데 당국이 보이지 않는다"며 책임을 떠넘긴다.

가장 큰 문제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거지만, 당국 위상이 예전만 못한 영향도 크다. 경영에 관련된 중대 문제를 당국과 협의 없이 처리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 탓이다. 선 조치 사후보고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례들은 당국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13일 우리금융 (11,900원 보합0 0.0%) 컨소시엄의 우리금융 지분 인수를 위한 입찰 불참 발표가 있었다.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실상 판을 깨겠다는 전격적인 선언이었다. 하나금융지주 (32,950원 상승800 2.5%)가 발을 빼면서 예견됐던 일이지만, 당국은 적잖이 당황했다. 해당 사실도 보도자료 배포 직전에야 전달 받았다. "그나마 직전에라도 알려줬으니 고마워해야지"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올 정도였다.

현대건설 매각을 둘러싼 갈등도 마찬가지다. 지난 1일 정책금융공사가 당국에 사실 확인을 공식 의뢰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현대그룹에 투자한 동양종합금융증권 자금의 풋백옵션 등 투자조건을 두고서다. 정작 당국은 언론을 통해 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직접 개입에 부정적인 당국을 끌어들이면서 사전협의는 아예 없었다. 현대차그룹도 당국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태도다. "이게 현실이다"는 말이 나왔다.

지난달 16일 하나지주가 론스타와 외환은행 지분인수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당국은 진위 파악을 위해 부산하게 움직였다. 새벽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최초 보도된 사안이다. 대형 거래인만큼 철저한 보안유지가 필요했지만, 자회사 편입 등 당국과 의견교환은 물론 사전 조율이 이뤄지는 게 통상적 관례다.

당국은 그러나 금융권 지각변동을 초래할 거래를 모르고 있었다. 김승유 회장의 도미(渡美)는 물론 이런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사실 조차 눈치 채지 못했다. 관련 뉴스가 나온 당일 오전 하나지주 수뇌부에 몇 차례 시도한 끝에 겨우 연락이 닿았다. "분위기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는 허탈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9월 초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도 좋은 사례다. 신한지주는 고소 당일 오전에야 금융감독원에 이를 통보했다. 행장이 지주 사장을 검찰에 고소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신한은행의 행태는 사안의 중대성과 관례를 놓고 볼 때 상식 밖이었다. 당국과 사전협의는 없었고, 언론 공개 직전 일방적인 통보만 있었다.

이 처럼 선뜻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잇따르고 있는 이면에는 금융권 힘의 역학구도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쉽게 말해 실세 '회장'들의 위세가 그 만큼 강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교감' '관례' '도의' 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다. 자기검열이 똬리를 트니 '이건 아니다' 싶어도 선뜻 추상같은 영을 세울 수 없다. 산하기관에 대한 인사권 행사도 막혔으니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힘은 인사권에서 나오는데 그 원천이 사라졌다. 영향력이 예전만 할 리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관치를 얘기하지만 당국과 금융기관은 사전협의나 조율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며 "그 고리가 끊어졌을 때 문제가 생기고,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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