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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개정, 의원 무관심에 3년째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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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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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1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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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안, 아깝다]②근로자에 선택권 주는 퇴직연금법 개정안 3년째 통과 불발

#1. A씨가 다니는 회사는 최근 직원들을 상대로 퇴직연금 도입 찬반을 묻는 투표를 실시했다. A씨는 퇴직연금에 가입하면 중간정산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말에 도입 반대에 표를 던졌다. 그러나 투표 결과 찬성률이 50%를 넘어 A씨도 반드시 퇴직연금에 가입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2. B씨의 회사도 내년부터 퇴직연금에 가입하게 됐다. B씨는 당장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DB는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을 급여가 사전에 확정돼 안정적이다. DC는 적립금 운용실적에 따라 퇴직급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B씨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누리고 싶지만 선택 대상은 둘밖에 없어 고민이다.

내년부터 기업들이 퇴직금을 적립한 뒤 납입하는 퇴직보험료에 대한 손비 인정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상당수 기업이 불입금에 대해 손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퇴직연금으로 전환하게 된다.

퇴직연금 전환을 앞둔 회사에 다닌다면 누구나 A씨나 B씨와 같은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고민을 단번에 해결할 법안이 3년간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정부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퇴직연금법) 전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은 2008년 11월. 현행법에 따르면 회사는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종전의 퇴직금 제도를 퇴직연금으로 변경할 수 있다. 이 경우 모든 근로자는 퇴직연금에 찬성하든 안하든 종전 퇴직금 제도는 포기해야 한다.

개정안은 회사가 노조의 의사나 근로자 과반수 동의 없이도 근로자 대표의 의견을 들어 퇴직연금제도를 추가로 설정할 수 있게 했다. 대신 개별 근로자에게는 종전 제도를 택할 것인지 퇴직연금을 택할 것인지 선택권이 주어진다. 따라서 원할 경우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과거 방식으로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회사는 DB형과 DC 형을 혼합해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만큼 근로자의 선택권은 넓어진다. 개정안은 또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가 아닌 자영업자도 가입할 수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정부가 이 같은 개정안을 발의하자 국회의원들도 6차례나 추가 발의에 나서는 등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환경노동위의 법안심사소위에서 본격적으로 법률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 9월이다. 내년부터 퇴직연금 가입이 본격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하고 연말까지 법을 개정하면 된다는 판단에 심사를 미룬 것이다.

그러나 지난 8일 국회 본회의 예산안 처리 파동으로 여야 관계가 얼어붙어 연말까지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은 무산됐다. 여야는 내년 2월로 예정된 임시국회에서 퇴직연금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대다수 기업이 퇴직연금을 전환한 뒤 이뤄지는 법 개정은 '사후약방문'이나 다름없다.

법안을 제출한 고용노동부 당국자는 "시장은 빨리 발달해서 제도의 수요는 다양해지는데 법률 개정 속도는 그것을 따라가지 못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정부에서도 시급한 법안이라며 조속한 통과를 요청하고 있어 당초 올해 안에 의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며 "예산안 강행처리파동으로 늦춰져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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