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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기업' 이랜드, 못 믿을 직원에 '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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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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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2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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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Company/곳간 열쇠 쥔 간부가 회사돈 수십억 '꿀꺽'

대표적인 기독교기업 이랜드는 그룹총수인 박성수 회장이 펼치는 윤리경영과 기독경영으로 유명한 곳이다.

기업접대비가 없는데다 정직한 납세, 고객의 유익을 먼저 생각하는 투명경영 등이 IMF 위기를 극복하고 패션업계 선두기업으로 자리 잡게 한 원동력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이 '믿음 기업' 이랜드에 작지 않은 흉터 하나가 생겼다.

박성수 회장이 신뢰했던 자금담당 핵심 직원들이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재판대에 오르면서 트레이드마크인 '윤리경영'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일각에선 "박 회장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구체적인 사연은 이렇다. 지난 14일 서울 서부지검의 발표에 따르면 이랜드에서 자금을 담당하던 이모(45)씨와 그의 상사였던 본부장급 간부 박모(45)씨는 자신이 설립한 부동산 컨설팅업체에 사옥 매각 자문 업무를 몰아줘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배임 등)로 각각 구속, 불구속 기소됐다.

이랜드그룹의 자금본부 부동산금융실장이었던 이씨의 경우 지난해 8월 자신이 운영하는 부동산 컨설팅업체 A사에 사옥 매각 관한 자문 업무를 맡기는 방식으로 용역비 23억원을 챙겼다는 혐의다.

특히 그는 사옥 매각이 추진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지난해 2월 지인을 가짜 대표로 내세워 A사를 설립했고, 이후 사옥 매각절차가 본격화되자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을 마치 외부 자문이 필요한 업무인 것처럼 회사를 속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이씨는 컨설팅 사업비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법인세 4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랜드 측은 “직원들의 일이고 아직 재판이 열리지 않아 결과가 나와 봐야 안다”며 담담한 반응이지만 내심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평소 인재관리를 각별히 중시해온 박 회장은 그룹의 자금을 담당했던 이씨와 박씨에 대한 신뢰가 두터워 이들에게 주요 자금을 믿고 맡겼는데 사옥 매각을 빌미로 수십억원의 회사돈을 가로챘다는 사실에 노발대발했다는 후문이다.

올 들어 대기업의 비자금 비리수사를 전담하다시피 한 서부지검에서 이번 건을 담당했다는 점도 찜찜한 부분이다. 개인비리 사건이 비자금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이 처음 불거져 나왔을 때도 주변에선 대기업 비자금 관련 사건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관련 이랜드 홍보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검찰의 인지수사인지 내부 고발인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문제가 된 자금이 정당한 수수료로 처리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재판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평가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씨와 박씨는 지난 7월께 퇴사한 상태며, 조만간 1차 공판이 열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이랜드는 최근 고급 여성복시장 확대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해온 예복 브랜드 '비아트'를 백화점에서 철수하며 사실상 사업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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