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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들도 상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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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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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1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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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위로전화를 한 것뿐이다."

김성회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8일 예산안 강행처리 직후 이명박 대통령한테 격려 전화를 받았다고 밝혀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곧바로 이같이 해명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을 때 김 의원은 병원이 아닌 국회 인근 음식점에서 동료 의원들과 회식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대통령에게 잘못된 보고가 올라갔거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거짓 해명을 했거나, 둘 중 하나다.

지금이야 수세에 몰려 있지만 예산안 통과 직후 한껏 고무돼 있던 여권의 모습을 보면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없는 것만은 아니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예산안이 통과되자 곧바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흡족한 표정의 김무성 원내대표의 입에서 처음 나온 말은 바로 "약속 지켰지!"였다. 침통해 하던 야당 의원들의 모습과 대조됐다.

김 원내대표는 이튿날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에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보도된 한나라당 의원들이 가장 정의로운 의원들"이라고 한껏 추켜세웠다. 국회 폭력을 바라보는 여권의 시각을 볼 수 있다.

대통령이 병원에 입원한 초선 의원의 건강이 걱정돼 친히 전화를 했다면 그걸 나무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담이 될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차명진 의원도 다쳐 입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가 안됐다"고 했다.

그러나 그날 '전투'로 몸이 상한 사람은 김 의원이나 차 의원뿐이 아니다. 김 의원에게 가격당해 피를 흘린 야당 의원은 바로 병원에 입원해 아직까지 퇴원을 못하고 있다. 야당 여성 당직자와 국회 여성 직원도 김 의원의 폭력으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그리고, 국회 폭력사태를 지켜본 국민들도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 대통령이 '가해자'로 지목받은 여당 의원을 챙기기 앞서 야당 의원과 여성 당직자, 국회 여성 직원에게 먼저 전화를 해 위로하고 국민들에게 유감을 표현했다면 상황은 어떻게 흘러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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