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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히든카드 '유증' 꺼내든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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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명훈 기자
  • 신수영 기자
  • 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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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2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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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현 가능성 '의문'… 소송전 대비한 사전포석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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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이번엔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의 유상증자를 들고 나왔다. 채권단이 양해각서(MOU) 해지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지막 히든카드인 셈이다. 유증을 통해 충분한 자금을 조달,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승자의 저주’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자산 규모 33억원에 불과한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이 과연 수조원대의 유증에 성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특히 현대그룹의 유증 방식은 입찰안내서에서 금지한 컨소시엄 멤버 교체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은 프랑스 법인이 특수목적회사(SPC)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산 규모가 문제되지 않고 이미 컨소시엄 멤버로 포함돼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현대그룹, 유증 어떻게 이뤄지나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을 SPC로 활용해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를 대상으로 유증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FI와 SI가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의 유증에 참여하고 현대그룹은 여기서 조달된 자금을 현대건설 (52,300원 상승1800 3.6%) 인수에 활용하게 되는 구조다.

일단 유증의 경우 차입금과는 달리 ‘투자’를 받은 돈이기 때문에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부담을 덜 수 있다. 현대그룹의 설명대로 과도한 인수부담으로 인해 동반 부실화되는 승자의 저주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지는 셈이다.

현대그룹은 2조원 규모의 유증을 계획하고 있으며 유럽계 투자사 3곳, 중동계 투자사 2곳, 미국계 투자사 2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아직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7개 법인이 2조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라며 "이 자금이 현대건설 인수에 투입되면 차입금 의존 부담이 줄어들어 승자의 저주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증 실현 가능성 ‘의문’ 입찰규정 위반 ‘논란’
하지만 많은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FI와 SI를 끌어들이기 위해 현대그룹이 어떤 조건을 내걸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FI와 SI는 형식상 SPC인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에 투자하는 것이지만 결국 SPC가 인수하게 될 현대건설을 보고 투자하는 셈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써 낸 가격대로라면 SPC는 현대건설 지분을 시가의 2배 정도에 인수하게 된다"며 "투자자들이 이런 리스크를 짊어질 이유가 없기 때문에 풋백옵션이나 상환우선주 등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유증 자체만으로 현대그룹이 인수 부담을 줄였다고 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결국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 역시 유증 참여 조건을 보지 않고서는 단언하기 어렵다는 것.

일부에서는 절차상 문제를 제기한다. 입찰안내서에는 사전동의 없이 컨소시엄 멤버 교체를 금지하고 있는데 현대그룹의 유증은 이 규정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FI나 SI가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의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주인이 현대그룹에서 FI와 SI로 바뀌게 된다.

법조계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M&A 전문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입찰 안내를 청약 유인으로 보고 입찰을 청약으로 간주한다"며 "양해각서까지 체결한 이후에 청약자(현대그룹)가 청약의 내용을 변경하는 경우 새로운 입찰을 한 것과 마찬가지여서 당초 청약에 근거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될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의 유증 발표는 소송을 대비한 사전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채권단이 MOU 해지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나티시스은행 대출금 1조2000억원이 정상적인 자금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설명이다.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이 수조원대의 유증을 할 수 있었듯이 1조2000억원을 대출받는 것도 가능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

금융계 한 관계자는 “MOU 해지 여부가 22일에 결론 내려질 예정이어서 현대그룹의 유증은 실현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채권단의 결정으로 충분히 할 수 있었던 유증이 무산됐고 대출금에 대한 의혹 제기 역시 채권단 책임이라는 걸 부각시키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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