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TV, 판매 부진에 가격 하락세

머니투데이

김경원 기자

3D TV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TV 제조업체들이 가격을 대폭 내리기 시작했다.

올초 시장에 출시된 3D TV는 앞서 나온 평면 TV, 고화질 TV보다 수백달러 가량 비싸게 팔렸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3D TV와 이들의 가격 차이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가격 하락은 3D TV 시장에 뛰어든 주요 TV 브랜드들에게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전반적인 TV산업이 부진한 시기에 아주 놀라운 소식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최근 몇년 간 LCD TV, PDP TV 등 더 얇고 선명한 많은 신상품이 출시됐지만 이들 역시 매년 20%씩 떨어지는 TV 가격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3D TV 가격 줄줄이 내림세=리서치회사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3월 이후 3D TV가격이 평균 40~50% 떨어졌다고 밝혔다. 게다가 TV제조업체들이 내년 모델 출시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재고를 줄이고 있어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요시오카 히로시 소니 부사장은 3D TV 가격이 큰 폭으로 내리지는 않았지만 전반적 으로 가격 하향 추세임을 인정했다.

그는 "3D TV는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예상만큼 많은 수익을 거두지는 못할 것"이라며 "가격은 향후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3D TV에 이용되는 부품 가격도 내림세다. 3D TV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액티브 셔터 안경은 올 초 100달러에서 현재 15달러까지 내렸다.

◇판매 부진하자 저가 패키지 공세=일부 TV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은 추가적인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3D안경과 소니 플레이 스테이션 3 콘솔,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 등을 패키지로 묶어 팔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묶음 상품'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 TV제조업체인 삼성전자 (76,700원 ▼1,900 -2.42%) 역시 지난 가을부터 파격적인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코스트코를 통해 55인치 3D TV, 블루레이 디스플레이어, 3D 안경 등이 결합된 상품을 채 3000달러도 안 되는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이는 삼성 웹사이트에 공지된 TV 한 대 가격 3400달러보다 저렴하다.

폴 그레이 디스플레이서치 연구원은 "TV 제조업체들은 스스로 3D TV의 가치를 내리고 있다"며 "이러한 저가 패키지 방식에 대해 재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3D콘텐츠 부족해"=3D TV의 부진에는 또 다른 원인도 있다. 3D만을 위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WSJ는 소비자들이 3D TV를 통해 2D 콘텐츠를 볼 수 있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며, 3D를 위한 콘텐츠는 충분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월트디즈니의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3D 채널을 제공한다. 그러다 대다수 방송국은 아직 3D를 위한 별도의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미국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의 브라이던 던 최고경영자(CEO)도 "3D TV 매출이 업계 예상보다 적었다"며 3D 콘텐츠가 부족한 점을 매출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한편,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10월 올해 3D TV수요를 320만대로 추정했다. 또 2014년까지 전체 TV시장의 41%는 3D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