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학기를 누구보다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첫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예비 학부모'들이다. 자녀를 학교에 보내기 전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봤다.

◇비상시 대처요령 연습하기 = 아이가 자신의 이름, 부모님 이름, 집주소, 전화번호 등 간단한 정보를 숙지하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다.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당황하지 않고 기억해낼 수 있도록 평소에 연습해둔다.

실제 공중전화를 함께 찾아가 전화 거는 방법을 연습해두는 것도 좋다. 동전이나 전화카드를 이용하는 방법과 수신자부담 전화인 '콜렉트콜' 거는 방법도 미리 알려주면 더 안심이 된다.

◇용변 처리하는 방법 알려주기 = 용변이 급할 땐 손을 들고 선생님께 화장실에 가도 되는지 물어보는 연습을 시키도록 한다.

허필영 서울 방이초등학교 교사('아이의 평생 경쟁력, 초등 1년에 결정된다' 저자)는 "원칙은 쉬는 시간 중에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이지만 수업 시간이라도 얘기하면 보내준다"며 "그러나 선생님이 엄격해 보이는 경우 아이들이 무서워서 말하지 못하고 교실에서 실례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실에서 노크하기, 줄서기, 물 내리기, 휴지 사용하는 법, 옷 벗고 입기 등 처리방법을 알려주고 되도록이면 멜빵바지 같이 입고 벗기 힘든 옷은 입히지 않도록 한다.

아이에게 쉬는 시간에는 급하지 않아도 화장실 다녀오게끔 지도하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주의가 필요할 땐 메모를 간단히 적어 교사에게 보내거나 전화로 알리는 것이 좋다.

◇아이와 함께 학교 미리 가보기 = 학교를 배정받고 나면 아이가 다니게 될 학교를 함께 가보는 것이 좋다. 통학로도 익히고 학교에 대한 좋은 인상을 미리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을 나서서 학교에 도착해 실내화를 갈아 신고 교실에 찾아가는 것까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함께 연습해본다. 학교와 집을 오가는 길에서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위험 상황이 생기면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함께 체크한다.

남소연 에듀모아 컨설턴트는 "학교를 둘러보면서 대화를 통해 아이가 학교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예를 들어 'OO이가 다닐 학교는 운동장이 넓어서 신나게 뛰어놀 수 있겠다' 'OO이는 멋진 친구가 많이 생기고 좋은 선생님도 만날 수 있어서 좋겠구나'와 같은 말을 해주는 것이다.

남 컨설턴트는 "집에서 학교와 선생님에 대해 칭찬하고 기대를 안겨주면 자긍심이 생겨 적응이 빨라진다"고 말했다.

◇시간 개념 익히기 = 유치원과 달리 학교는 지각이 허용되지 않는다. 아이가 등교시간에 맞춰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잠자리에 들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40분 공부, 10분 휴식의 패턴으로 집에서 동화책 읽기나 학습지 풀기 등의 활동을 함으로써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에 대한 개념을 알려줄 수 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하는 시간, 학원 가는 시간, 잘 준비를 하는 시간 등에 대해서도 알려줘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갖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알림장 쓰기 등 학교생활 준비하기 = 1학년은 매일 한 가지 이상 준비물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에 따라 학교홈페이지를 이용하거나 유인물을 나눠주는 등 알림 방법은 여러 가지다.

허 교사는 "알림장을 쓰는 학교의 경우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림장을 적게 하는 학교가 많다"며 "글씨 쓰는 속도가 특히 느리다면 미리 연습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평소 아이와 간단한 편지를 주고 받거나 메모하는 연습을 시켜서 알림장을 잘 받아 적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입학 전 자녀의 시력을 체크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수업 시간에 자꾸 장난을 치고 산만한 아이들은 시력이 나빠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