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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사관학교' 이랜드, '파격대우' 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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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희진 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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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2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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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회장 '지식경영' 소신에도 이직 많아…소송 대응하다 당근책 전환

이랜드 박성수 회장
이랜드 박성수 회장
지난 18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이랜드 송 페스티벌'이 열렸다. 그룹 임직원 30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200~300명 단위로 조를 짜 매년 여는 성대한 사내 합창 대회다. 올해는 의미가 더했다. 행사장에서 이뤄진 박성수 회장의 '깜짝 발표'때문이다.

박 회장은 내년부터 매년 그룹 순이익의 10%를 떼어내 정년퇴직하는 직원들에게 주는 '은퇴기금'을 조성하고 임금을 현재보다 최고 50%까지 올리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신보상제도'를 발표했다.

박 회장은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계기로 이랜드 그룹이 글로벌 패션업체로 도약하는 데 우수 인재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편에선 이번 신보상제도가 이직이 잦은 패션업계에서, 특히 '패션 사관학교'로까지 불릴 정도로 우수 인력을 타 기업에 내주던 이랜드가 인재 보호를 위해 내놓은 고육책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랜드 높은 이직률 왜?=이랜드는 권한과 책임을 많이 부여해 단기간에 직원들의 업무 능력을 키워주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창업주 박 회장은 지식경영에 대한 소신도 남달라 이랜드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과중한 업무와 책임에 비해 성과에 대한 보상 체계가 약하고, 조직문화의 개성이 강해 업계에선 이직률이 높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랜드에 한 때 재직했던 이 씨는 "회사가 매번 '도전', '목표' 등의 구호를 앞세워 실적을 독려하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그에 반해 연봉이나 처우 등이 약해 이직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 이랜드 직원은 "박성수 회장은 강한 정신적 동기 부여로 직원들을 독려한다"며 "반면, 회의시간에 특정인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 아직도 다니나'라고 말하면 바로 보직 이동 등으로 이어지는 일도 가끔 있어 뭐라고 특징을 단정 짓기 힘든 조직문화"라고 말했다.

◇지식경영의 이면, '전직금지 서약서'=이랜드는 또 '그만두기가 힘든' 회사로도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이랜드는 업무 성격과 중요도 및 경력에 따라 일부 직원들에게 일정 기간 이직을 금지하는 '전직 금지 서약서'를 받는다. 그런데도 이직을 감행하면 이랜드는 업무상 기밀 유출을 명목으로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건다. 평소 지식경영을 강조하면서 생긴 조직문화의 이면인 셈이다.

이랜드에 다니다가 다국적 유통 회사로 옮긴 한 직원은 "이랜드 법무팀이 직접 이직한 기업의 대표이사까지 찾아가 업무상 기밀을 빼돌리기 위해 이랜드 출신을 고용한 것이라고 항의해 매우 곤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랜드의 '이직소송'은 유통·패션 등 동종 업계는 물론 금융업 등 타 업계로 이직하려는 직원들에게도 해당된다.

이랜드에 다니다 금융회사로 이직한 김 씨는 6개월간의 소송 끝에 이랜드 측에 합의금 100만 원을 지급해야 했다. 이랜드에서 국내 다른 유통업체로 이직한 박씨는 "일단 이직을 알리는 순간부터 임원과 면담을 거쳐야하고, 이직 의사를 계속 내비치면 회사 측에서 소송을 건다"며 "이 과정에 이직을 포기하는 직원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송 과정이 매우 힘들 뿐 아니라 이직한 회사의 관리자들을 소송 상대방으로 계속 호출하기 때문에 이직과정에서 적잖은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소송하느니 대우 잘해주자..이랜드 발전에 긍정적=이랜드는 직원 '이직' 문제로 현재 제일모직과도 소송 중이다. 이랜드는 지난해 7월 제일모직을 상대로 "중국 시장을 키워온 핵심인력을 빼갔다"며 영업비밀 침해금지 소송을 냈다. 이달 초 서울중앙지법은 제일모직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지만 이랜드에 이에 불복, 지난 17일 항소했다.

이 소송에서도 이랜드의 '전직 금지 서약'이 소송 대상이 된 한 직원의 발목을 잡았다. A과장은 이랜드와의 입사계약서에 포함된 '동일업계 전직 금지조항'에 서명했고 법원이 이를 인정해 전직금지 기간 1년 중 177일을 위반한 데 대해 A과장 개인에게 이랜드에 3860만원을 배상토록 했다.

'전직금지'는 반도체 등 기술집약적 산업에서는 기술유출 등을 이유로 일반화됐지만 패션·유통 분야에서는 이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평소에도 이랜드가 소송에 들이는 비용을 차라리 직원들 처우 개선에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그런 면에서 이번 이랜드의 처우개선 소식은 고무적이고 이랜드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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