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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스크, 사상누각인 은행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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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수영 기자
  • 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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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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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금융권 핫이슈] ①1,2 리딩뱅크 몸살..지배구조 개선 '신호탄'

[편집자주] 올해만큼 국내 은행 업계에 '말 많고 탈 많았던' 때가 있었을까. 2010년 은행권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한 해를 보냈다. 방송 헤드라인과 신문 1면을 '금융권 핫이슈'가 도배한 보기 드문 한 해였다. 문제는 '굿뉴스'(Good News)는 찾아보기 힘들었단 점이다. 국내 은행권의 치부를 여과없이 드러내는 '배드뉴스'(Bad News)로 온통 시끌벅적했다. 올해 은행권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3회에 걸쳐 2010년 은행업계 핫이슈를 톺아본다.
신한지주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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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처럼 금융권에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부각된 해가 없었다. 상반기에는 KB금융 (44,050원 상승700 -1.6%)지주가, 하반기에는 신한금융그룹(신한지주 (32,850원 상승500 -1.5%)) 이 사고를 쳤다. 국내 1,2위 금융지주사가 구설수에 오른 것이다. 두 곳 모두 주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전문경영인의 역할(대리인 문제)과 사외이사제도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남겼다. 국내 금융사 지배구조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과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던 한 해였다.

◇CEO리스크에 몸살 = KB금융은 회장 선임을 두고 몸살을 앓았다. 지난해 말 사외이사들과 갈등을 일으켰던 황영기 전 회장 후임으로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과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 3인이 올랐으나, 강 전 행장만 남고 다른 2인은 불공정성을 내세우며 사퇴했다. 이미 강 전 행장이 내정돼 있으며, 사외이사들도 그를 지지하고 있다는 거였다.

금융당국과 대립각을 세웠던 강 전 행장은 결국 회장 내정자 직을 사퇴했다. 1월 금융감독원이 종합검사에 나섰고 결국 강 전 행장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 인수와 관련해 올해 8월 중징계를 받고 불명예 퇴진했다.

경영진이 흔들리는 사이 KB금융은 2분기 33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리딩 뱅크의 자리를 신한지주에 내줬다. 신임 어윤대 회장은 취임사에서 KB금융을 가리켜 "비만증 환자의 모습에, 난파선 수준"이라고 개판하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신한지주가 CEO 리스크로 내홍을 겪었다. 지난 9월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을 배임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며 시작된 신한 사태는 경영진 3인의 난타전으로 번졌다.

CEO 리스크, 사상누각인 은행 지배구조

금융권에서는 1인자인 라응찬 전 회장이 2인자인 신 전 사장을 후계 자리에서 배제하려했던 데 이번 사태의 원인이 있다고 봤다. 결국 경영진 3인방이 모두 검찰 조사를 받고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라 전 회장은 이미 당국으로부터 중징계 통보를 받고 자진 사퇴한 데 이어 신 전 사장도 그 뒤를 이었다. 검찰 발표가 임박하며 유일하게 현직에 남아 있는 이백순 신한은행장의 퇴진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지배구조 개선 신호탄 = KB와 신한지주는 모두 모범적 지배구조로 정평이 나 있던 국내 간판급 금융그룹이다. 한때 가장 선진적 지배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KB금융은 '사외이사들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사외이사에 강력한 권력을 줬다. 하지만 행장과 사외이사가 결탁, 각자의 기득권을 지키려 했던 게 회장 선임을 둘러싼 갈등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신한지주 역시 가장 안정된 지배구조를 자랑해왔다. 재일교포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안정적 후계구도를 구축, 금융사 중 유일하게 관치를 피해가며 회사를 키워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경영진 간 알력으로 준 오너십 체제의 안정적 지배구조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참에 사외이사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영진을 견제,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데서 KB금융과 신한지주 문제가 시작됐다는 인식에서다.

신한지주는 기존 회장과 사장 2인 대표이사 체제를 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바꾸는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KB금융을 비롯한 국내 지주사들은 은행연합회가 제시한 사외이사 모범규준에 따라 사외이사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인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KB금융을 둘러싼 관치 인사 우려는 남아있다. 신한지주 역시 차기 은행장을 두고 노조가 성명서를 내는 등 이번 지배구조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외압이 개입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내년 이사회 및 사외이사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금융회사 경영구조법 개정안을 국회 제출할 계획이다. CEO 연임을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제도 측면에서 보완도 중요하지만, 은행의 자율적인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지배구조에 정답은 없지만, 이런 원론적 얘기보다 실행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사외이사 전문성을 살리고, 독립성을 확실히 보장하며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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