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官에서 民으로 넘어간 은행권개편, 하나금융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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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우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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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29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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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금융권 핫이슈]③은행권 지각변동

2010년 국내 금융권은 새해 벽두부터 은행 간 인수합병(M&A) 이슈로 뜨겁게 달아오를 조짐이었다. 우리금융그룹 민영화와 외환은행 매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여서다.

그런데 한동안 조용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은 탓이었다. M&A 이슈는 자연스럽게 뒤로 밀렸다. 하반기에 정부가 우리금융 지분 매각 방안을 발표하고, 호주뉴질랜드(ANZ) 은행은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협상을 진행하면서 M&A 이슈는 다시 부각됐다.

◇하나금융發 은행권 지각변동= 업계엔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인수전에 나설만한 금융회사가 하나금융밖에 없었고, 하나금융도 몇 차례 M&A시장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의 선택은 모두의 예상을 깼다. 김 회장은 덩치가 큰 우리금융보다 비교적 부담이 없는 외환은행을 택했다. 하나금융은 2010년 11월25일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주당 1만4250원, 총 4조6888억 원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하나금융 발 금융계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이다. 기존 3강 1중 체제에서 확실한 4강 체제로의 재편을 의미했다. 지난 9월 말 현재 하나금융의 총 자산은 200조원으로 우리금융 332조원, KB금융 330조원, 신한금융 311조원에 이어 100조원 이상 차이가 났다. 하지만 116조원 규모의 외환은행을 인수, 316조원으로 신한금융을 제치고 자산순위 3위로 올라섰다.

영업망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로 국내 은행 영업점이 649개에서 1004개로 늘어난다. 신한은행(942개)과 우리은행(892개)의 영업망을 넘어서고 국민은행(1172개)에 거의 다가선다. 하나금융은 특히 외환은행의 해외 27개 지점망을 확보해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우리금융 민영화는 당분간 표류상태를 보일 전망이다. 정부는 '시장 상황'을 이유로 민영화 작업을 중단했다. 변화된 시장 여건을 반영한 유연한 매각 방식을 택해 이른 시일 내에 민영화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블록세일(시간외 대량매매)과 수의계약, 입찰조건 완화 등 여러 대안이 거론된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전개될 우리금융과 산은금융지주, 기업은행 민영화의 향배가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당분간 4강 금융지주 체제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官'에서 '民'주도로 넘어간 금융 산업 재편=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전혀 예상치 못했다. 외신이 처음으로 관련 내용을 보도한 후 내부에선 "(하나금융에) 뒤통수 맞았다"는 말이 나왔다. 금융 산업 재편의 주도권이 관(官)에서 민간으로 넘어갔다는 얘기도 이때부터 들렸다.

사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금융규제와 인맥을 바탕으로 금융 산업 재편을 주도했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국내 금융 산업 재편에서도 시장 참여자들의 역할과 비중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변화는 은행 간 경쟁이 심화되고, 은행들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계부채가 지난 9월 말 현재 770조원에 이르고 소득대비비율은 140%를 웃돌고 있어, 시장 참여자들의 무한 경쟁으로 이뤄지는 금융권 재편이 자칫 은행자산 부실화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형화 이후 비전과 경쟁력 확보 방안 등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은행들의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유념해야할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은행권 재편 과정에 힘을 발휘하려는 욕구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은행 대형화로 인한 리스크 증대와 관련,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태준 금융연구원장은 "내년도 은행 산업 재편을 앞둔 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은 지나친 외형 경쟁과 같은 무리한 자산 확대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며 "내년도 금융정책은 가계부채와 같은 불안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은행들의 자산 부실화를 차단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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