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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심리 파고든 '통큰'에 혹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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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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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2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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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2011 쇼핑법/ 가격 파괴 '통큰' 열풍, 속사정?

태초에 롯데마트 통큰치킨이 있었다. 닭 한마리 가격은 단돈 5000원. 소비자들은 열광했고 통큰치킨 판매를 시작한 2010년 12월9일은 ‘계(鷄)천절’이라 명명됐다. 창대하게 시작을 알린 통큰치킨은 “치킨업계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여론 폭풍에 부딪혀 7일 천하로 막을 내려야 했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던 통큰 열풍은 그러나 2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통큰넷북에서 시작해 통큰갈비, 통큰한우까지 줄줄이 나오고 있다. 최근엔 통큰넷북 2도 등장했다. 소비자와 유통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롯데발 '통큰' 열풍의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 통큰 롯데 "욕먹어도 계속" 왜?

롯데마트 통큰치킨의 장례식이 치러지던(?) 2010년 12월16일, 포털사이트를 점령한 건 ‘통큰넷북’이었다. 롯데마트와 중견PC전문업체 모뉴엘이 합작해 내놓은 넷북의 가격은 29만9000원. 롯데마트는 이벤트성 기획으로 넷북 1000대를 준비했다고 밝혔지만, ‘통큰넷북’ 입소문에 힘입어 판매 5시간 만에 물량은 동이 나고 말았다.

‘통큰’ 효과를 톡톡히 본 롯데는 곧 이어 22일 ‘통큰’ 브랜드 독점을 위해 상표출원을 신청했다. 2011년 해가 바뀌자마자 1월6일부터 ‘통큰갈비’에 이어 1월10일부터 ‘통큰한우’까지 최대 58% 파격할인 판매 기획전을 시작했다. 여기에 “통큰 가격에 드립니다”라는 광고 문구는 일주일에 한번 꼴로 불거진 롯데마트의 통큰 이슈에 불을 붙이기에 충분했다.



어느새 ‘통큰’은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파격적인 저가 상품의 대명사가 됐다. ‘롯데=통큰’이라는 등식 또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물론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반감도 높아갔다. “소비자 권익을 위한다” vs “자영업자 죽이는 상도덕에 어긋난 일이다”는 갑론을박이 치열해지며, 롯데마트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곤 했다.

재미있는 것은 “고객서비스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한 끝에 내놓았다"는 통큰치킨도 일주일 만에 낙마할 정도로 강도 높은 역풍이 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통큰이라는 말이 붙었다 하면 소비자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제역 와중에 통큰갈비로 비난 여론에 휩싸였던 롯데마트는 1월12일까지 300톤 물량을 준비한 갈비를 단 3일만에 매진시키며 지난 9일 조기 종영할 정도로 큰 성과를 냈다. 내달 1일부터 판매 시작인 ‘통큰넷북 2’ 역시 벌써부터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롯데가 의도했든 안 했든 통큰을 둘러싼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통큰 집객 효과’에 비춰 봤을 때 투자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는 것 또한 롯데가 내심 웃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통큰치킨에 대해 비난 여론이 고개를 들자마자 판매 중단을 선언한 롯데마트 측은 당시 “투자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 가격이 가능하지 않았겠냐"고 밝혔다. 치킨을 비롯한 재료는 대량구매를 통해 원가를 낮추고 기존 치킨판매 시설을 그대로 이용한 터라 시설 투자비 등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전단지 광고 등의 마케팅 비용 역시 “전체적으로 마케팅 예산 내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통큰 치킨을 위해 따로 비용이 투자되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재는 통큰 브랜드가 상표 출원 심사 중이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며 “향후 통큰은 높은 품질력에도 저렴한 가격을 갖춘 상품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통큰'에 열광하는 소비자, 왜?

“물량이 한정돼 있어서 정작 통큰 상품은 없고, 다른 것만 잔뜩 사왔어요.”
“통큰 상품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에 과소비를 오히려 부추기는 것 아닌가요?”

통큰은 출시 이후 줄곧 미끼상품이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아왔다. 미끼상품의 역할은 소비자가 ‘50% 할인 된 가격’에 혹해 마트에 발을 들여 놓게 만드는 것까지다. 이후 충동적으로 지출하게 되는 비용은 어쨌든 결국 ‘소비자의 선택’이다.

소비자들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장 전부터 롯데마트 앞에 장사진을 치며 ‘통큰’ 하나를 얻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림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최순화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 ‘통큰’이라는 브랜드 네이밍 자체가 ‘베푼다’ ‘특별한 혜택을 얻는다’는 느낌을 준다”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고객의 신뢰가 바탕이 된 롯데라는 대기업에 ‘통큰’이라는 이름의 이미지가 결합했을 때 갖는 시너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정된 물량’ ‘제한된 시간’ 등의 조건이 더해지면, 소비자들은 ‘통큰=특별한 기회’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 ‘타이밍을 놓치면’ 특별한 혜택의 기회를 잃을지 모른다는 조급함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는 원동력인 셈이다.

여기에 통큰 브랜드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수록 늘어나는 대중적인 호기심도 발길을 재촉한다. 필요해서 구매하는 소비적인 결정보다, 대중적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심리가 앞서게 되는 것이다.

심상훈 HNC 브랜드매니지먼트연구소장은 "경기 악화로 주머니는 얇아진데 비해 물가는 계속 올랐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물건을 구매할 때마다 알게 모르게 ‘손해를 입었다’ ‘바가지 썼다’는 느낌이 받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 통큰이라는 브랜드 자체에 심리적인 보상 효과를 준다는 설명이다.

심 소장은 “요즘 소비자들은 미끼상품의 한계를 정확하게 알고 따질 만큼 똑똑하다. 그런데 롯데마트의 통큰은 이슈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지금까지의 가격 책정이 잘못됐다’는 인식과 함께 소비자들의 보상심리를 더 키운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소비자들 역시 제자리를 찾아가겠지만, 지금 당장은 실질적인 이익보다 ‘통큰'이라는 어감이 소비 결정에 더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며 신중한 소비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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