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취소한다던 복지부 경북대병원 '솜방망이' 처벌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진료거부로 4세 여아를 사망에 이르게 하며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취소 위기에 몰렸던 경북대병원이 '기사회생'했다. 당초 지정취소 방침을 내비친 보건복지부가 한발 물러선 것. "지정취소에 상응하는 조치와 처벌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솜방망이' 처벌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18일 오전 10시 중앙응급의료위원회를 개최하고 "경북대병원에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취소에 상응하는 조치와 처벌을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경북대병원은 2000년 대구지역을 대표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매년 4억원의 응급의료기금을 지원받고, 응급실을 찾는 환자에 대해서도 치료비 외 3만원의 '응급의료관리료'를 추가로 받아왔다.

허영주 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취소할 경우 그 역할을 대신할 기관이 없어 지역주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단, 당시 환자를 돌려보낸 담당의사를 면허정지 처분하고 국책사업에 경북대병원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지정취소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처벌내용과 종합적인 개선대책 마련은 중앙응급의료위원회 위원장인 최원영 차관에게 위임됐다.

하지만 지정취소 조치하겠다는 당초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결론이라 '솜방망이' 처벌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담당의사 면허정지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고, 현재 진행 중인 국책사업을 취소시키는 게 아니라 앞으로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응급의료센터의 '직무유기'에 대해 처벌한 첫 사례인데 생각보다 수위가 낮아 업계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