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때문에?…한샘-퍼시스 '정면승부'

가구업계 1위 한샘이 올해 사무용 가구시장에 본격 진출, 사무용가구 분야 1위 업체인 퍼시스와 정면승부를 펼친다.


최양하 한샘 회장(대표이사·사진)은 지난 20일 머니투데이 기자와 만나 "올 상반기 중 관계사인 한샘이펙스를 통해 사무용 가구 브랜드 '비츠(VIITZ)'를 공식 론칭해 전면적인 마케팅 활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대외적으로 사무용 가구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샘이펙스는 최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조창걸 명예회장 일가 등이 지분을 출자한 회사다. 인조대리석 상판을 한샘 등에 납품해 오다가 2009년 말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사무용 의자와 학교용 가구 등을 판매해 왔다. 지난해 매출은 400억원(잠정 실적)규모다. 한샘은 올해부터 판매품목을 데스크, 세미나실, 소파, 파티션 등 사무용 가구 일체로 전면 확대해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샘-퍼시스 정면승부 불가피=국내 가구시장에서 업계 1,2위인 한샘과 퍼시스 간의 정면승부가 불가피해졌다. 한샘과 퍼시스는 창업주 간 인연으로 각자 가정용과 사무용 가구 시장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성장해왔으나, 이 같은 '암묵적 룰'이 깨지게 된 것이다.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은 2006년 당시까지만해도 소유한 퍼시스 지분이 11.6% 달했으나 지난해 대부분 주식을 팔았고, 이 같은 지분 정리는 사업 영역의 변화로도 이어졌다. 먼저 퍼시스가 지난해 7월 자회사 일룸을 통해 가정용 가구 진출을 선언했다. 100개 대리점 체제를 구축해 가정용 가구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한샘은 관계사인 한샘이펙스를 통해 사무용 가구를 공략하는 것으로 맞받았다. 한샘은 일단 지난해 탐색전 차원에서 내놓은 '비츠(VIITZ)'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투자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한샘의 사무용 가구 진출 선언으로 퍼시스엔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퍼시스의 매출이 최근엔 성장하지 못하고 오히려 감소하고 있어서다. 퍼시스는 2007년 매출액이 2297억원이었으나, 2009년에는 2272억원으로 줄었다.

◇세계 1위 이케아 국내 진출 예정..덩치 키워둬야=한샘이 사무용 가구에 진출하는 등 공격 경영에 나선 이유가 세계1위의 가구·인테리어 업체인 '이케아(IKEA)'의 국내 진출 예정 소식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이케아가 국내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에 국내 1위인 한샘은 물론, 퍼시스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한샘은 탄탄한 국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사무용까지 아우르는 종합가구업체로 사업 확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샘이 2013년 1조원 매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점도 2,3년 안에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이케아에 대비하기 위한 맥락이다.

한샘은 사무용 가구 진출과 함께 온라인몰의 월 평균 매출을 100억원대로 늘리고, 고가 시장인 수입산 부엌가구와도 경쟁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샘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