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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귀향길도 막아버린 구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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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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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2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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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방문을 환영합니다."

설이나 추석 명절에 고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플래카드 문구다. 하지만 이번 설에는 볼 수 없을지 모른다. 고향에서 오지 말란다. 각 지자체들은 '고향 방문 자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구제역,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와 농림수산식품부가 26일 발표한 대국민담화문도 차마 '고향 가지 마세요'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못했지만 사실상 같은 의미였다.

이번에 전국을 휩쓸고 있는 구제역은 전체 사육 돼지의 4분의 1을 파묻는 등 사상 최악의 피해를 냈다.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천문학적인 피해를 낳은 원인은 정부의 미흡한 예방정책과 대응정책 실패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구제역 발생국에 다녀와 놓고도 신고는커녕 소독조차 하지 않은 농장 주인의 안이한 인식도 문제지만 '그렇게 해도 별 일 없겠지'라고 생각하게 만든 것은 방역당국의 구멍 뚫린 규정 탓이다. 허겁지겁 관련법을 개정해 시행에 들어갔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에 정확히 들어맞는 뒷북 대책이다.

안동에서 최초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것은 실제 발생일보다 1주일 정도 빨랐다. 그 때 신고만 제대로 됐다면 방역이 1주일은 빨리 시작될 수 있었다. 살처분에서 백신처방으로의 정책 전환도 때를 놓쳤다. 정부가 백신접종으로 전환한 것은 작년 말이지만 전국 감염의 계기가 된 경기 북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지 한참이 지난 후였다. 하지만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살처분 중심의) 매뉴얼대로 대처했고 12월20일 백신접종을 준비한 것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의 안이한 상황 판단도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내 최대 한우단지 횡성을 방문했을 때, 그리고 지난 24일 라디오 연설에서 구제역에 대해 낙관적 시각을 내비쳤다. '명품 횡성 한우를 잘 지켰다', '설 명절 전에는 다소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방역당국은 '국민들이 구제역이 잠잠해진 게 아닌가 하고 오해할 수 있는데 여전히 상황이 어렵다'며 우려했다.

이 대통령이 바로 며칠 전 '모처럼 긴 연휴에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라'고 했지만 그 말 믿고 고향 갔다간 자칫 욕이나 먹지 않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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