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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1세대' 휴맥스, 20년만에 매출 1조 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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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희 유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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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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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스토리]기술신보 찾아갔던 하숙생 '벤처 대부'로 우뚝

휴맥스 차트
#1989년, 한 청년이 기술신용보증기금을 찾았다. 회사를 차리겠다고 5000만원짜리 보증서를 신청하러 갔던 터였다. 집 등기부등본을 달라는 창구 직원에게 '하숙생'이라고 했더니 직원은 '하숙생이 보증받으러 온 건 처음 본다'며 어이없다는 듯 옆의 직원들과 낄낄거렸다.

그 후로부터 21년 후, 5000만원이 밑거름이 된 회사는 연 매출이 1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 첫 해 매출이 1억25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회사는 8000배로 불어났다.

국내 사업 기반도 없고 그 흔한 인수합병(M&A) 한 번 없었다. 매출의 98%가 수출로 번 돈이다. 전세계 15개국에 법인이 있고 폴란드, 인도, 중국 등 7개국에 생산 거점을 둔 회사는 오로지 디지털 셋톱박스만 만들어 80개국에 내다판다. 글로벌 기업 필립스가 사간 제품은 북한에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궁에도 들어갔다.

정보기술(IT) 열풍이 불기 이전에 생겨나 외환위기 등 풍파 속에도 굳건히 살아남은 벤처 기업, 국내 대기업과 손잡지 않아도 기술력 하나로 글로벌 시장을 제패할 수 있음을 보여 준 기업, '국내 벤처 1세대 기업'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는 휴맥스 (4,910원 상승195 4.1%) 얘기다.

'벤처 1세대' 휴맥스, 20년만에 매출 1조 넘기까지
변대규 휴맥스 사장(사진)은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 △현지법인을 세워 직접 영업하며 △유럽에서 시작해 미국, 일본, 아시아로 시장을 확장하고 △틈새를 공략한 후 주력시장을 들어간다는 전략으로 매출 1조원 성공신화를 써 냈다.

대부분 중소기업이 사업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것과 달리 휴맥스는 대기업에 '술 사 주고 밥 사 주고 돈 주는 것' 하기 싫어 직접 소비자 시장을 뚫기 시작했다. 직원들을 돈 벌이 수단으로 생각하기 보단 '동반자'로 생각하려고 애썼다. 수석 합격자가 '교과서를 갖고 수업에 충실했다'는 것과 같은 '모범답안'이다.

노래방 열풍이 일면서 영상에 자막을 입히는 기술이 히트를 쳤다. 1995년에는 세계 3번째, 아시아 최초로 디지털 위성방송용 셋톱박스 개발에 성공했다.

그렇다고 휴맥스가 성공 가도만 달린 건 아니다. 디지털 TV사업에서 일본의 빈 자리를 한국 업체가, 특히 휴맥스가 대신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관련 사업에 진출한 건 가장 큰 실패였다. 매출 정체기에 조직 구조를 갑자기 변경한 건 오히려 회사 역량을 갉아 먹었다.

변 사장은 그러나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을 파악하고 도전하는 자세로 끊임없이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갔다.

구력이 붙은 셋톱박스 사업은 HD 방송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어 앞으로 5년간 고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과 미국 케이블 시장 진출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참이다.

차 인포테인먼트 사업을 위해 올해 2분기 중 일본시장에 차량용 셋톱박스와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일본인들은 차 안에서 TV 시청을 즐기는데 디지털 TV로 전환 과정에서 시장이 크게 형성될 것이라는 게 변 사장의 생각이다. 이후 3∼4년내 자동차 제조사에 직접 납품할 수 있는 비포(before)마켓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휴맥스는 GM, 르노닛산 등에 차량용 오디오를 공급하는 대우아이에스의 지분 16.67%를 인수했다. 또 미국 케이블 시장 진출을 위해 알티캐스트 지분 32.91%도 지난 해 사들였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이면 셋톱시장에서 매출이 1조8000억원, 자동차 시장에서 5000억원을 올려 모두 2조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변 사장은 앞으로도 인수합병으로 회사를 키울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어떤 사업이 잘 된다고 해서 그 사업을 우리가 하자는 식의 인수합병은 안 하겠다고 했다. 대신 "앞으로 자동차 부품시장이 유망하겠다는 판단 아래 차 인포테인먼트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벤처 1세대로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정부와 사회, 언론이 중소기업이 성장할 기반을 닦아줬으면 성장의 몫은 기업"이라며 "대기업은 중소기업과의 관계에서 힘을 남용해선 안 되고 중소기업은 자체 경쟁력을 더욱 키워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계자 문제에 대해선 "적당한 시점에 전문경영인을 찾아 경영을 맡기고 지주사에서 사업의 기회를 찾는 일에 더욱 몰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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