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위험해역 운항 선박에 대피처 설치의무화

오는 2월부터 아덴만 등 피랍 위험해역을 운항하는 선박들은 선원대피처를 의무적으로 신설해야 한다. 또 피랍위험이 높은 선박이 위험해역을 지날 때는 보안요원을 탑승시키고 철조망 및 소화호스 살수장치 설치 등 자발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해적침입 방지를 위해 설치된 철조망(위)와 소화호스를 이용한 살수장치(아래)

국토해양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말리아 해적피해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방지대책에 따르면 먼저 선원대피처 설치가 의무화 된다. 국토부는 올 2월 중 선박안전법에 의한 선박설비기준(고시)에 관련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임기택 해사안전정책관은 "위험해약 운항선박 280척 가운데 111척은 이미 기본적인 대피시설이 마련돼 있다"며 "삼호주얼리호 사건을 계기로 위험해역 운항선박에 선원대피처를 설치토록 이미 안내공문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선원대피처에는 기본적으로 철재문과 외부에서 열수 없도록 스틸바와 볼트 등 내부 잠금장치가 설치되고 근거리 통신장비를 갖추도록 했다. 또 3일분의 식음료와 응급약품 등을 구비해야 한다.


아울러 추가적으로 출입문 안쪽에 5mm 이상 추가 철판문을 설치하고 위성통신설비도 갖춰야 한다.

기본요건은 고시 공포 후 20일 이내에 설치해야 하고 추가요건은 선박검사 시기나 정기수리 때까지 끝내야 한다.

국토부는 또 최고속력 15노트 이하이면서 수면상 높이 8미터 이하인 취약선박은 보안요원을 탑승시키고 철조망 및 소화호스 살수장치와 같은 해적침입 방지설비 설치를 강력히 권고하기로 했다.

특히 보안요원을 탑승시키는데 드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선주협회 주관 하에 단체계약을 확대하고 군·경 특수부대 출신의 보안요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임 해사안전정책관은 "보안요원 대부분이 영국이나 프랑스 등 유럽계 출신이어서 1회당 4~6만달러 정도가 소요된다"며 "군·경 특수부대 출신자를 국내 보안요원으로 활용하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지원도 확대된다. 먼저 정부는 오는 3월 중 인도와 상대국 국적선박 호송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인도 역시 아덴만 지역에 함정을 파견 자국 선박을 호송하고 있다.

MOU가 체결되면 현재 주 10척인 함정호송 능력이 20척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위험해역 운항선박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된다. 현재 국적선 882척에 대해서만 모니터링이 실시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국내선사가 운항하는 외국적 선박 57척과 해외송출선원 승선선박 159척도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올 4월까지 청해부대 함정에 우리 선박의 위치 추적 및 선박보안경보(SSAS) 수신이 가능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해적피해 방지 민·관 합동훈련을 연 2회에서 4회로 늘리고 취약선사 직원과 선원에 대해서는 해적피해 방지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해적퇴치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도 강화된다. 국토부는 국제해사기구(IMO)에 해적대응 전담조직을 갖추고 해적협상 자문단을 확보하도록 촉구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국토부는 오는 3월까지 위험해역 운항 42개 선사의 자구책 이행실태를 평가, 필요한 보완책을 강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