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등 공기업 불공정 계약 뿌리 뽑는다

정부가 공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계약관계 등 유사 행정 규제를 대폭 손질한다.

국무총리실은 28일 공공기관 유사 행정규제 정비계획을 마련하고 101개 공공기관의 4개 분야 32개 과제를 정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이를 위해 지난해 3월부터 10월간 공공기관의 전체 규정에 대해 연구조사를 실시해 주요 개선 분야를 선정했다.

4개 과제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계약관계와 공공기관의 주관적 재량 규정, 공공기관의 과도한 감독권한, 불필요한 규제사항 등이다.

과제별 주요 사례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계약관계의 경우 한국가스공사의 천연가스 공급과 관련해 수요자가 부담해야 하는 공사비를 공사에 분할납부 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현재는 수요자가 부담해야 하는 공사비는 공급 준비 착수 전에 공사에 전액 선납하도록 하고 있다. 공사가 공사 진척 여부에 상관없이 공사비를 전액 지불 받는 것이어서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항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공사비는 공사 진척에 따라 지불하고 잔금은 공사 후 지불한다.

공공기관의 주관적 재량규정은 한국마사회의 벌금형 이상 형을 받은 자나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는 복장을 한 자에 대해 경마장과 장외발매소 입장을 금지하는 조항을 폐지하기로 했다.

벌금형 이상 형을 받은 자나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는 복장을 한 자에 대한 판별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주관적 재량이 개입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공공기관의 과도한 감독권한은 독립기념관의 임대업체 종업원에 대한 용모단정 등 의무조항 위반 시 해고 요청권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불필요한 규제사항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시험성적을 외부 광고 등에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을 개정해 시험성적서 공개가 가능하도록 했다.

총리실은 이번 규제 정비로 공공기관의 거래상대방이나 시설물 입주업체, 시설이용자 등에 대한 불공정 거래행위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량적이거나 불투명한 운용관행, 과도한 감독권 행사가 근절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동안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공공기관의 각종 정관, 약관, 업무규정 등이 규제 심사에서 제외되면서 현실에 부합하지 않거나 시대에 뒤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현재 중앙행정기관은 모든 법령에 대해 규제를 신설 시 규제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은 심사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앞으로 이번 규제개선 여부에 대해 지속적인 점검을 벌이고 상위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관련부처가 조기에 법령개정 작업을 추진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