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소식]금융계 "선진국 적자, 우리도 고민"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전세계 대형 금융기업 수장들이 주요국 정부에 이른바 은행 때리기를 중단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선진국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도 거론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간체이스, 스탠다드차타드, 바클레이, 크레디트 스위스 등 글로벌 금융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다보스포럼 마지막 날인 29일(현지시간) 주요국 재무장관들과 비공개로 만나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거론된 기업의 면면에서 보듯 이런 움직임은 영국계 은행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세계적인 금융규제가 과도했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규제강화 움직임 속에 은행들이 수백억 달러 어치의 국채를 사도록 강요당했다는 점도 불만이다.

익명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 유동성을 갖추고서 어떻게 기업에 돈을 빌려주겠는가"라며 "정부는 우리에게 돌을 그만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초대형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규제에 국제적 합의를 이루는 것은 환영하면서도 조속히 남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로존의 불안과 선진국 재정적자 문제도 화제에 오를 전망이다.

유럽계 한 은행 CEO는 "우리가 메스(개혁)를 받았던 것은 기업과 은행의 과도한 채무뿐 아니라 국가채무가 지나치게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정부도 위기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다보스에 집결한 은행 수장들은 각국 정부와 금융권의 화해를 촉진해야 하고 인플레이션이 큰 우려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저금리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높인다는 것이다. 최근 세계적인 장기금리 하락세로 은행권은 수익이 감소했다.

이날 비공개 회동에 어느 나라의 재무장관들이 참석할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한 소식통은 많은 주요 국가의 장관, 적어도 차관이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