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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설에 일하는 '리베라 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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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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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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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잊은 사람들]정영찬 서울 성북소방서 대응관리과 진압팀 소방관

3년째 설에 일하는 '리베라 메'
정영찬 서울 성북소방서 대응관리과 진압팀 소방관은 상황실장과 함께 번개처럼 밖으로 뛰어나가며 진압복으로 갈아 입었다. 대화 도중 모기약통이 터졌다는 신고가 119로 들어왔다. 성북구 종암동의 한 아파트까지 출동시간은 2분. 전광석화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분사형 모기약통이 폭발하며 5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만 난 것으로 추정됐다. 정 소방관은 "흔히 열에 의해 불이 난다고 많이 생각하는데 빛도 위험하다"며 "유리창으로 직사광선 모이면 톱밥이나 휴지에도 불이 잘 붙는다"고 말했다.

폭발 원인을 정밀하게 조사해봐야 겠지만, 가연성 가스가 들어있는 모기약이나 라이터, 부탄가스 등은 무조건 서늘하고 빛이 들어오지 않으며 환기가 잘 되는 곳에 보관하는 편이 좋다는 점을 강조했다.

◇3년째 설에 일하는 사람

그는 3년째 '설에 일하는 사람'이다. 소방과 관련된 업무는 3교대, 상황실 등은 맞교대가 원칙이다. 상황실에 근무하는 정 소방관은 설 연휴 전날인 1일 출근했다.

정 소방관은 "설 전날인 2일 쉬게 되니 설날에는 출근한다"며 "이상하게 3년 연속 설에 모두 근무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게 참 복불복인데 어쩔 수 없다"며 웃었다.

명절에 쉰다고 마음 편히 있은 적도 없다. 지난해 추석은 비번이었지만, '기분'내면서 부침개를 부치고 있다 상황이 걸려 용수철처럼 튀어나갔다.

상황시 현장에 간다 해도 다음날 대휴는 꿈도 꾸지 못한다. '당비당'(당번 비번 당번)으로 이어지는 맞교대에도 비번날 상황이 걸리면 다음날은 '당연히' 당번으로 출근한다. 다음 비번에 상황 걸리면 출동. 며칠 연속 근무한 적도 부지기수다.

가족들과 명절을 보내지 못해 서운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명절에 귀성객이 많아 서울에서는 사고가 잘 일어나지 않지만 한번 일이 터지면 막을 인원이 적기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때문에 명절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방 상황실에서 일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맞교대다. 장비들도 전반적으로 노후해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들이 안전사고에 대한 노출이 많다.

정 소방관은 "얼마 전에도 광주에서 고드름 제거하다 소방관이 순직했다"며 "사다리차가 노후해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홍제동 소방관 순직에 지원

소방관이 고드름도 제거하나. 의문이 들었다. 그는 "원칙상으로는 도로 위 라든지 사고 위험이 있다거나 하면 당연히 제거하는 게 맞다"면서도 "동네 관리사무소에서 해도 될 수준의 일을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정 소방관은 "잠긴 문 열어주는 것은 '기본'이고 자전거 체인 갈아달라고 하는 주민도 있다"며 "요즘은 출산장려정책의 일환으로 임산부 건강검진도 소방서가 해준다"고 설명했다.

정소방관은 119신고시 신고자들이 주의할 점에 대해 연거푸 강조했다. 명절에 일해야 한다는 '우울함'과 '짜증'보다 본연의 임무를 잊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집전화는 신고 위치를 곧바로 알수 있지만 휴대전화는 신고자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며 "위급상황시 정확한 위치를 알기가 어렵기 때문에 주위에 보이는 큰 간판이라도 불러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 소방관은 명절에도 화재부터 구급·구조까지 하지 않는 힘든 일을 하는 이유로 "사명감 때문"이라고 했다. 국가로부터 지원은 크지 않지만 '사람을 돕고 살린다는 사명감'이 고된 업무를 잊게 하는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2002년 9월9일 소방관이 됐다. 2001년 3월 서울 홍제동에서 화재 진압을 하다 소방관 6명이 순직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그는 "그사건을 보면서 남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소방관이 됐다"며 "소방업무가 천직인 것 같고 잘 맞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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