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매출 정체에도 영업이익률 급등, 왜?

대형 조선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정체에도 불구, 금융위기 이전 수주한 고부가 선박의 건조 비중이 크게 늘며 영업이익이 급증한데 따른 결과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 '빅3'로 꼽히는 현대중공업 (127,300원 ▼2,100 -1.62%), 대우조선해양 (32,600원 ▼1,850 -5.37%), 삼성중공업 (9,470원 ▼170 -1.76%)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전년에 비해 크게 뛴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은 전년에 비해 4.9%포인트 뛴 15.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일반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통상 10% 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영업이익률은 경이적인 수준이다.

대우조선도 2.9%포인트 오른 8.4%, 삼성중공업은 1.5%포인트 뛴 7.6%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자동차업계 1위인 현대자동차 (250,000원 ▼2,500 -0.99%)의 지난해 영업이익률(8.8%)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치다.

이처럼 이들 조선 3사의 영업이익률이 대폭 개선된 것은 매출규모는 정체됐지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주한 고부가 선박들의 건조 비중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들 3사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각각 465척, 263척의 선박을 수주했지만, 2009년에는 47척으로 수주 규모가 급감했다.

선박의 경우 2~3년에 이르는 건조기간 동안 선주사로부터 선박금액이 분할 납입돼, 지난해 발생한 영업이익에는 2007~2008년 사이 수주한 선박 건조에서 발생한 이익이 대폭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에 반영된 선박들은 대부분 건조가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던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수주한 것으로 당시 이들 선박의 가격은 현재보다 20% 가량 높았다"며 "반면 후판값은 안정되는 등 비용 부담은 이전보다 줄어든 점이 이익 증가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경우 매출은 6.0%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55% 늘어난 3조439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도 매출은 각각 3.0%와 0.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5.7%, 47.7% 각각 증가했다.

아울러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의 사업다각화와 고부가 플랜트 수주 증가도 영업이익률 상승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이익이 크게 늘어난 났다"며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선박과 육·해상 플랜트를 잇따라 수준한 점도 이익 증가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말 태양광 분야와 풍력 분야를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에서 떼어내 그린에너지사업본부로 독립시키는 등 신성장동력으로 녹색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