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세대(25~31세) "돈은 인생에서 중요한 목표"

#.사회생활 초년생인 최미진씨(26세·여)는 쇼핑을 할때 쿠폰, 할인권, 마일리지 등을 적극 활용해 상품을 값싸게 사는데 익숙해 있다. 또 대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로 받은 월급으로 적금 해온 그는 직장에 들어가 적금 통장 수를 늘렸다. 그는 부자가 될 수 있는 비법을 전하는 재테크 전문가들의 강연이나 정보에 민감하다.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자아가 형성되는 청소년기에 IMF위기를 경험했던 25∼31세에 속하는 이른바 ‘외환위기(IMF)세대’는 인생에서 돈을 우선 가치로 여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6일 LG그룹 광고대행사인 HS애드의 전략연구소는 서울·경기 및 6대 광역시의 13~59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소비자조사(CPR)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CPR조사에 따르면 25∼31세의 78.5%가 ‘돈은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목표다’라고 답했으며 ‘돈 많은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다’라고 말한 사람이 60%, ‘물질적인 생활수준이 향상할수록 더 행복해진다’라고 응답한 사람이 68.8%를 차지했다.




IMF세대는 ‘돈 많은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다’라는 질문과 ‘물질적인 생활수준이 향상될수록 더 행복해진다’라는 물음에도 가장 높은 사람들이 응답해 돈의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로 드러났다. IMF 등의 영향으로 돈의 가치와 영향을 일찍 깨달았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IMF세대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에도 가격이 싼 매장, 쿠폰, 할인권, 마일리지 등을 선호한다. ‘가격이 싸다면 다소 먼 매장이라도 찾아간다’와 ‘쿠폰, 할인권, 마일리지 카드를 항상 소지하고 다닌다’고 말한 응답자가 각각 53.6%와 54.2%를 차지하는 것이 그 예다. 물건을 구입할 때 관련 정보를 세세하게 알아보는 경향은 2005년부터 꾸준히 심화됐으며 최근에는 유명 브랜드 중심의 구매 성향도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소셜커머스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체크카드, 멤버십카드 등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사결과 젊은 세대로 갈수록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고, 개인화의 정도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면서 외국인과의 연애, 외국인과의 학교생활 등에 거부감을 덜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보다 경제수준이 올라가면서 단순한 기능 이상의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겨 젊은 세대일수록 제품, 식생활, 미용생활 등에서 시각과 미각 등 감각적인 만족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인다는 결과도 나왔다.

또 지난 5년간 한국 사회 전반에는 남성 중심의 전통적 가치관이 약화되고 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자리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동성애에 관한 질문에서 22.9%가 ‘허용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16∼24세에서는 3명중 1명꼴로 ‘나는 동성간에도 사랑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식생활 역시 건강보다 맛과 취향을 함께 고려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대표적인 예가 ‘커피 열풍’으로 커피속에 함유된 카페인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보다는 커피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시간, 공간, 만족감 등에 큰 가치를 두게 된 것이다.

아이에 대한 교육관도 달라지고 있다. '사교육은 투자한 만큼 효과를 볼수 있다'와 '조기유학을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는 설문 조항은 2005년 각각 46.9%, 40.9%에 비해 2010년에는 각각 35.5%, 26.6%로 크게 줄었다.

한창규 HS애드 전략연구소 국장은 "세대간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모든 집단에서 한국사회의 개인하, 현실주의, 글로벌화, 온라인생할화, 감각주의 등은 전 세대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경제상황, 기술발전, 물질중심 등의 급격한 변화가 가져 온 일관된 방향"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