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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10억 돈상자’ 금융권 실력자의 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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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1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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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인 찾기 수사’ 범위 좁힌 경찰

서울 여의도백화점 10층 물품보관업체에서 박스에 담긴 채 발견된 현금 10억원의 실제 주인은 누구일까.

경찰이 돈 주인과 출처를 밝히기 위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이병국 형사과장은 10일 “이번 수사의 핵심은 돈 주인이 누구인지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특히 ‘수상한 돈’의 주인이 금융계 고위 인사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경찰과 이곳에 입점한 상인들에 따르면 이 인사는 이 건물에 4개의 상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매입 시점은 의문의 돈이 든 상자가 맡겨졌던 지난해 8월 이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건물관리 관계자는 “이 인사가 소유한 사무실 중 일부는 다른 사람에게 임대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여의도 ‘10억 돈상자’ 금융권 실력자의 비자금?

여의도 ‘10억 돈상자’ 금융권 실력자의 비자금?
경찰은 이 돈을 맡겼던 ‘1m74㎝의 키에 30대 초반 남성’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물품보관업체 주변의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영상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뢰인의 모습이 담긴 장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15대의 CCTV 중 한 대가 고장 난 상태로 방치돼 있어 다행히 6개월 전 돈을 맡긴 사람의 모습이 담긴 화면이 보관돼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돈을 맡겼던 사람이 금융기관 출신일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자에 있던 지폐가 모두 시중에서 상당 기간 유통된 것으로 보이는 헌 돈인 데다 현금 뭉치들이 띠지가 아닌 고무줄로 각각 묶여 있었던 점을 볼 때 돈세탁 과정을 잘 아는 사람일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두 상자 안에 각각 2억원과 8억원씩 정확히 금액을 맞춰 놓은 것도 의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발견 당시 한 상자에는 1만원권 100장을 고무줄로 묶고 다시 이를 10개씩 묶은 1000만원짜리 돈다발 20개(2억원)가 들어 있었다. 또 다른 상자에는 5만원 100장 묶음을 5개씩 묶은 2500만원짜리 돈 뭉치 32개(8억원)가 담겨 있었다.

이와 관련해 은행의 한 관계자는 “10억원을 헌 돈으로 바꾸는 작업 자체가 어려운 데다 돈의 출처를 알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은행에서 나온 띠지를 일일이 뜯어낸 뒤 고무줄로 돈을 다시 묶은 것은 금융기관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의뢰인이 물품보관증에 남긴 주민등록번호로 인적사항을 조회했지만 이 번호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또 업체 측이 작성한 고객카드에 적힌 한 대의 휴대전화번호와 의뢰인이 작성한 물품보관증에 기재된 두 대의 서로 다른 전화번호의 명의자를 확인한 결과 모두 50~60대였다고 설명했다. 이 중 한 명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두 명 중 한 명인 A씨는 특별한 직업이 없다고 한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명의를 대여해 준 사실이 있지만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나머지 한 명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계획이지만 이 인물도 돈상자와는 관계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휴대전화 3대가 모두 명의자와 사용자가 다른 ‘대포폰’이었던 것이다. 경찰은 돈이 담긴 상자에서 발견된 지문 4점을 감식한 결과 모두 물품보관업체 직원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액의 현금이 비정상적으로 보관됐고, 이 과정에 대포폰이 쓰이는 등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일이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며 “여러 정황으로 미뤄 이 돈의 주인이 일반인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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