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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기능적 분할로 '계층화'해야

더벨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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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2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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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Forum]'벤처기업 IPO와 벤처캐피탈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 좌담회

[편집자주] 이 기사는 프로페셔널 정보서비스 thebell이 만든 자본시장 전문 매거진 thebell insight : 2011 Korea Capital Market Outlook 에 실린 기사입니다.
더벨|이 기사는 01월07일(10:0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들은 코스닥시장의 상장 요건이 계속 강화돼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EXIT)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벤처캐피탈 업계와 금융위원회, 코스닥시장본부가 벤처생태계 복원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코스닥 시장으로 향하는 통로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좁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보려 하지만 튕겨나오기 일쑤다. 간신히 진입에 성공해도 나빠질 대로 나빠진 시장의 수질에 숨이 막혀 온다. 오염을 피해 살아남기가 도무지 쉽지 않다.

펀딩에서 투자, 투자에서 상장, 상장(IPO)에서 엑시트로 이어지는 벤처캐피탈 생태계가 번번이 마지막 단계에서 막히고 있다. 본래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코스닥 시장이 생태계의 선순환을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코스닥 시장이 갖는 문제점과 한계를 짚어 보고, 벤처캐피탈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기 위한 해법을 찾아봤다.

2010년 12월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는 더벨(thebell) 주최로 '벤처기업 IPO와 벤처캐피탈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논하는 좌담회가 열렸다.

2시간 남짓 진행된 좌담회에는 벤처캐피탈 생태계의 주요 플레이어들인 김병재 코스닥시장본부장보(상무), 정완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윤범수 중소기업청 벤처투자과장, 박성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 김현우 리딩인베스트먼트(옛 보스톤창투) 대표, 김형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무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코스닥 시장을 기능적으로 분할(Segment)해 회수 시장을 세분화하는 한편, 이를 통해 우량 벤처기업이 가려질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에 공감했다.

◇벤처투자의 최대 회수시장 코스닥 "한계 있다"

벤처투자 생태계가 막 생성되기 시작한 10여년 전 벤처투자가 가장 활발했던 당시와 비교하면 중소·벤처기업의 기술력이나 사업성과는 크게 개선됐다. 벤처캐피탈 투자재원의 질적·양적인 부분은 물론, 우수기업을 선별하는 능력도 선진화됐다.

그러나 벤처투자 규모는 확대되지 못했다. 2009년 벤처캐피탈이 집행한 투자액은8800억원. 10년 전의 투자 규모가 2조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수치다. 2010년 전체 투자금액도 약 1조원에 불과할 전망이다.

회수 시장도 나아진 게 없다. 오히려 나빠졌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 평균 160개가 넘던 한 해 신규 상장기업수는 최근 3년간 평균 54개로 줄었다.

무엇보다도 벤처캐피탈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점은 벤처투자 최대 엑시트 시장인 '코스닥'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엑시트가 쉽지 않으니 투자 규모도 늘리지 못하고, 투자가 늘지 않으니 기업들이 상장할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드는 악순환 구조에 빠지는 것.

리딩인베스트먼트 김현우 대표는 "산업적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2000년대 초반에 벤처캐피탈 생태계라는 게 생겨났고 당시 큰 역할을 했다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 중심의 축에 코스닥 시장이 들어있었고 이 시장을 중심으로 한 자금조달이 산업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면 지금은 그런 순기능이 많이 퇴색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투자를 하는 벤처캐피탈 입장에서 엑시트(Exit) 모델이 심각한 문제다. 순환구조의 한 축이 막혀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정완규 과장은 코스닥의 문제점을 2가지로 지적했다. 그는 "첫째는 너무 많은 기업이 시장의 물을 흐리고 있어 여전히 시장이 불투명하고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것, 둘째는 시장 진입 문턱이 계속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상장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초기 코스닥을 만들었을 때의 정신을 잃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코스닥시장본부 김병재 상무는 코스닥이 직면한 문제들을 인정하면서, 해결을 위해 '퇴출'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요건을 강화하고 시장의 '수질'을 정화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

김 상무는 "코스닥은 무엇보다 시장의 신뢰를 먼저 얻어야 한다고 본다. 불량 기업들을 가려내기 위해퇴출 요건을 강화하고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참고로 2009년 통계를 보면 나스닥에 신규 상장된 회사는 32개인 반면 퇴출된 회사는 132개에 달한다. 일본도 신규 상장이 11개, 퇴출 기업이48개다. 우리는 신규 상장55개, 퇴출 기업65개다.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퇴출을 강화했지만 다른 시장에 비해 퇴출 기업이 많은 것은 아니다. 2010년도 12월 현재까지 신규 상장이 68개, 퇴출은 172개다. 2010년까지는 아무래도 신규상장 기업보다 퇴출되는 기업이 많을 것으로 본다. 많이 정화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스닥의 대안, 새로운 시장은 필요한가?

벤처캐피탈 업계는 코스닥의 대안이 되어 줄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프리보드는 완전히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기존의 거래소 및 코스닥시장과 차별화 된 대안 시장을 형성해 전체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우 대표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니즈(needs)가 있다. 코스닥은 이제 거래소와 같은 기능을 하는 시장이 돼 버렸다. 벤처기업 육성과 벤처투자 생태계에 맞는 또 다른 대안 시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벤처캐피탈 업계의 전체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만 리바운드를 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을 비롯한 유가증권 시장에서 조달된 자금들이 현 상황의 근간을 이뤄냈다. 이처럼 국가 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먼저 움직여준다면 30년, 50년을 이끌 새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 선제적인 시각을 통해 접근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소기업청 윤범수 과장은 "기업이 설립돼서 코스닥 상장까지 가는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어지고 있다. 반면 벤처투자펀드는 5년~7년 단위여서 맞지 않다. 그나마 세컨더리 펀드나 M&A 시장이 활성화 돼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상당히 미흡하다. 중간 회수시장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대안 시장을 자꾸 만드는 것 보다는 현재의 코스닥 시장을 보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보다실현가능한 대안이라는 것.

김병재 상무는 "수년 전 거래소에 상장된 회사 중 부실기업을 퇴출해 코스닥시장에서 거래토록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해서 성공한 시장이 없다. 어느 나라건 잘 되는 곳이 없다. 일본의 자스닥 시장이 대표적이다. 투자자들에게 자스닥시장이 '쓰레기 시장'이라는 이미지로 각인됐다. 그래서 우리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공급만 있고 수요가 없다. 시장에는 항상 투자자가 있어야 하며, 투자자 입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완규 과장은 "외국은 거래소가 자유롭게 설립될 수 있고 시장도 자유롭게 형성될 수 있다. 우리는 거래소의 독점을 인정하고 있어 엄밀한 의미의 '시장'을 만들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코스닥시장의 담이 높아졌으니 다시 담을 낮춰 시장을 만들자는 의견은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정부당국 입장에서는 기업도 중요하지만 투자자가 더 중요하다. 중기청에서 기업의 진흥을 고민하시는 것처럼 정부도 일반 투자자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우리가 갖고 있는 구조 속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 무엇보다도 기존의 코스닥과 프리보드를 대폭 보완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능적 분할 통한 코스닥의 '계층화" 동의

코스닥이 갖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해법으로는 '기능적 분할(Segmentation)을 통한 계층화'가 제시됐다. 일원화된 시장 구조를 세분화해 기업들이 각각의 상황에 맞게 자금을 조달하고, 벤처캐피탈도 단계별로 회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모두 이러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수긍하고 동의했다.

박성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코스닥을 계층화해서 우량 기업은 상부로 보내고 그보다 질적으로 떨어지는 기업들은 하부로 내려 보내야 한다. 하부 코스닥에는 초기기업도 상장할 수 있도록 진입 문턱을 낮추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어 "이 하부시장이 발전해야 기업의 진출입이 자유로워지고 생태계의 순환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 계층화를 통해 아주 좋은 회사, 좋아질 수도 있고 안 좋을 수도 있는 회사, 좋지 않은 회사가 각각상황에 맞게 상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재 상무 역시 "내부 계층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기업이 에스컬레이터식이 아닌 엘리베이터식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완규 과장은 "1000개 기업을 분류해서 좋은 기업, 덜 좋은 기업을 나눌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고 하부 시장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 밖에도 벤처캐피탈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 확립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윤범수 과장은 초기 투자 비중이 늘어날 수 있도록 펀드를 역할에 따라 구분하고, 규제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윤 과장은 "중기청 입장에서는 일단 모태펀드가 창업 초기에 집중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중간 투자 이후는 민간 재원을 끌어들여 자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순수 민간 펀드와 정부 출자 펀드를 구분해서 민간 순수 펀드는 자유롭게 투자를 할 수 있게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 동안 모태펀드를 비롯한 정부 출자 펀드는 창업을 지원하는 펀드이기 때문에 창업 초기에 집중하도록 규제를 둬왔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순수하게 민간 출자로 조성되는 펀드에는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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