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 2주 남기고 '꿈' 접은 18세 청년(상보)

머니투데이

윤성열 기자

대학 입학을 앞둔 피자 배달원이 신호위반한 버스에 치여 목숨을 잃은 사고가 발생했다. 신입생의 '부푼 꿈'을 불과 2주 가량 남기고 아르바이트에 열중하던 18세 청년은 피자 배달을 다녀오다 대학생의 부푼 꿈을 접어야 했다.

부모의 도움보다는 자신의 힘으로 용돈을 벌고 싶다는 청년의 의지는 신호위반 버스에 한순간에 사라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오토바이를 몰며 피자배달원으로 일하던 김모군(18)이 신호를 위반해 달려오던 버스에 부딪혀 숨을 거뒀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 13일 오후6시30분쯤 영등포구 문래사거리 교차로 내에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직진해오던 박모씨(52)가 몰던 시내버스와 충돌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오토바이 운전자 김군은 P사 피자 배달원으로 50cc오토바이(택트)로 배달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김군은 올해 서울 소재 H대학 입학을 앞둔 신입생으로 입학 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버스가 정지선에 진입하기 전 황색신호에서 교차로에 진입하면서 신호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사고로 버스 승객 11명(남성 7명·여성 4명)도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한 뒤 버스운전기사 박씨를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특히 버스의 신호위반 등 사고 원인 행위를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숨진 김군의 친구 박모군은 "등록금은 부모님이 마련해 줬지만 용돈만은 자기 힘으로 벌고 싶다고 남들보다 일찍 수시로 대학을 합격한 다음 10월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며 "시급이 비교적 높다는 이유로 오토바이 피자 배달을 선택했지만 안타까운 소식을 접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김군은 부모에게는 오토바이 배달은 위험하다고 반대할 까봐 식당 보조를 하는 것으로 말했다고 박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