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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전세버블과 통큰 정책에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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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희갑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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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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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전세버블과 통큰 정책에의 기대
단어 선택이 썩 내키지는 않지만 전세시장이 위기를 넘어 버블로 치닫고 있다. 외환위기나 부동산 버블에 사용된 '위기'나 '버블'이라는 단어의 정의에 비춰보면 그리 과격한 선택도 아니다. 경제학에서는 가격의 변동폭이 기존 통상적 범위에서 벗어나면 '위기'라고 정의한다. 버블은 이러한 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하고 또 실제로 그대로 실현되는 상황을 말한다.

국민은행이 집계하는 통계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 1월에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2년 전 대비 16.4%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에 전세가격이 급등한 2003년 이래 처음 나타난 높은 상승률이다. 그래서 전세위기가 된다. 서민들의 일상이 온통 전세가격 상승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전세버블이 되는 것이다. 더욱 가공스러운 것은 이러한 수치조차 탁상공론이라는 점이다. 1억원이었던 아파트 전셋값이 20% 상승하는 것과 2억원으로 올라간 아파트 전셋값이 20% 상승하는 것은 매우 다른 삶을 요구한다. 더욱이 지난 10년간 전셋값이 급등한 시기 이전에는 일정한 하락기가 존재했다.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전세시장은 과거와 완연히 다르다.

전세버블에 자신의 요령 없음을 탓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을 더욱 서글프게 하는 것은 정책당국의 뒤늦은 미약한 대응과 정치권의 끝없는 표계산이다. 일시적 현상이라 강변하다 빚을 더 내든지 안되면 타 지역 미분양 주택으로 이사가라는 권고는 세금 부담 능력이 없으면 집 팔고 이사하라고 한 몇 년 전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다. 전세제도는 수백 년의 역사가 담겨 있는 한국인 고유의 삶의 양식이다. 가깝게는 산업화시기에 도외시될 수밖에 없었던 주택금융에 대한 대안으로 민간 깊숙이 뿌리내린 임대차 방법이다. 아직도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44%에 달하는 700만여 가구가 자기주택이 없고, 순수한 월세는 3%도 되지 않는다. 아울러 전세는 모든 소득계층에 걸쳐 보편화되어 있다.

매매시장 안정화를 전세가 상승의 원인으로 보기에는 시장규모가 지나치게 크며 광역적인 가격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백번 양보하여 매매시장 안정화가 전세가 상승을 낳고 있다고 본다 해도 문제가 생겨난다. 그렇다면 매매시장 안정성이 지속되면 전세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는 것인가? 추가 대책이 없다거나 전셋값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정책당국의 언급은 정책당국 스스로 매매시장의 불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것인가? 한국에만 있는 제도라는 이유로 전세시장이 지나치게 방치되어 왔다. 단적인 예로 공신력 있는 전·월세정보를 공개하게 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고 전세와 관련된 대출제도는 저소득층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도 부재하다. 전세금 그리고 중개와 관련된 각종 세제도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그대로 두기에는 거래단위가 지나치게 커졌다. 지난 수년간 시장 근본주의자들이 매매가격 상승원인을 공급부족으로 돌렸듯이 전세시장 역시 공급부족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공공부문의 안정적인 전세주택 공급이 요청되는 것이다. 특히 전셋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팽배한 만큼 이를 한 번에 잠재울 수 있는 단기적인 공급확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얼마 전 배추파동이 발생했을 때 정책당국이 어떻게 대처했는가를 곱씹어 볼 일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통큰 정책이다.

금리와 환율정책 기조를 재검토할 시점이다. 전셋값 상승이 이대로 진행되면 가계부채 심화, 소비위축, 임금 및 물가상승 등 거시경제의 불안정성뿐만 아니라 저출산문제나 정치적 갈등도 과도해진다. 저금리와 고환율 정책의 손익계산서에 큰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좌우의 극단에 서서 정치적 격변을 기대하거나 우려하기보다 서민의 전세살이를 자기 일처럼 챙기는 통큰 정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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