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어컨 핵심기술' 유출시도 일당 무죄 '논란'

LG전자 (90,600원 ▼1,600 -1.74%)의 에어컨 핵심기술을 중국에 유출하려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일당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해당 기술이 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실제 유출됐을 경우 막대한 국부 손실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벤처기업 P사 전 대표 고모(53)씨와 전 상무 주모(50)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LG전자 에어컨 공장 배치 도면 등을 중국에 빼돌리려 한 혐의로 기소된 중국 소재 벤처기업 I사 이사 김모(56)씨 등 3명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나노파우더 기술은 관련 자료는 이미 홍보자료로 활용돼 왔고 고씨가 학회에서 발표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플라즈마 기술은 P사에 1년 동안 근무한 러시아 출신 박사의 원천특허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 특허 출원을 보류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들이 유출하려한 파일 중 어떠한 정보가 이미 특허 출원된 내용과 구별되는 영업비밀로 관리되고 있었는지 특정하기 어렵고 해당 정보가 어떤 측면에서 특허 출원된 발명과 구분되는 독자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특정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독일 기업이 LG전자의 플라즈마 코팅 설비 레이아웃 도면보다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한 자료를 배포하고 있는 점, 해당 도면에 기재된 정보 수준은 관련 업체가 홈페이지에 올려놓는 정도의 개략적인 도면에 불과하다는 증인 진술 등을 감안할 때 이 도면은 LG전자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2007년 10월∼2008년 4월 P사에 재직했던 고씨 등은 P사를 퇴직하면서 나노파우더(NAP)·박막증착(ITO)·금속표면처리(OPZ) 기술 자료를 노트북 컴퓨터나 USB 메모리 등에 저장해 자신들이 중국에 설립한 I사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P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특허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설립한 벤처기업이며 고씨는 KIST 선임연구원 출신이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이 중 LG전자 휘센 에어컨의 핵심 기술인 플라스마를 이용한 금속표면처리 기술을 80억원에 중국 M사로 넘기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술은 에어컨 실내기 내부의 물방울을 친환경적으로 제거하는 첨단 기술이다. 기소 당시 검찰은 이 기술이 유출됐을 경우 피해액이 12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