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그루폰, '가오펑닷컴'으로 中 진출 박차

소셜 네트워크 온라인 쿠폰업체 그루폰이 중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그루폰이 여러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공동구매 시장을 들썩거리게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08년 설립된 그루폰은 레스토랑, 네일샵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판매하면서 세계 최고의 소셜커머스기업으로 부상했다.

그루폰은 최근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중국 인터넷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 인터넷 시장은 4억5000만명의 거대한 네티즌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검열이 심해 세계적 기업들이 쓴 맛을 보게 한 시장이다.

현재 그루폰은 베이징에서 인력을 채용 중이다. 최근 몇 주간 중국의 취업사이트와 대학교 게시판에는 그루폰의 채용 공고가 게재됐다. 그루폰은 채용 공고 광고에서 "세계 최대 공동구매 사이트가 상하이에서 인력을 채용한다"며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한 그루폰이 이제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루폰은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와 합작 형태로 사이트를 운영한다. 그루폰 베이징 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사이트의 이름은 가오펑(Gaopeng.com)이라고 밝혔다. 가오펑은 중국어로 '탁자 주위에 둘러앉은 소중한 친구들'이라는 뜻이다. 텐센트는 그루폰의 투자자 가운데 하나로 러시아 인터넷 기업 디지털 스카이 테크놀로지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그루폰의 중국 진출로 현지 온라인 쿠폰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검색엔진 투안800은 올해 중국의 온라인 공동구매 시장 규모가 160억위안(24억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구글, 야후, 이베이도 중국 인터넷 시장에 진출했으나 당국의 검열로 인해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 그루폰의 중국 진출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중국의 인터넷 시장은 자국 기업인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지배하고 있다.

그루폰은 중국 진출을 앞두고 슈퍼볼 광고로 중국 네티즌들에게 혼쭐이 나기도 했다. 그루폰은 지난 6일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제 45회 슈퍼볼 경기 광고에서 티베트의 상황을 언급하며 "그들의 문화는 위험에 빠져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그들은 아직도 놀라운 생선 카레를 만들고 있다"며 "그루폰에서 할인 받으면 카레를 반값에 먹을 수 있다"고 광고했다.

이 광고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되자 네티즌들은 중국을 경시하고, 티베트의 정치투쟁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루폰의 중국 진출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한편 그루폰은 올해 중순경 150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그루폰의 기업가치를 47억5000만달러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