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마이바흐' 타는 코스닥 CEO의 추락

머니투데이
  • 김성호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133,923
  • 2011.02.25 13:28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마켓스토리]인선이엔티 전 대표, 원정도박에 회삿돈 빼내 구속

8억원이 넘는 세계 최고급 승용차 '마이바흐'.
이건희 삼성회장이 타고 다니는 그 차를 '애마'로 쓰던 코스닥 CEO가 얼마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회사 설립 16년 만에 자산 가치만 2000억원이 넘는 초우량 회사로 성장시킨 그였다. 회사 설립 초기 직접 중장비를 몰며 성공을 꿈꾸던 건실한 CEO였지만 코스닥 상장 이후 불어 닥친 '돈 바람'에 초심을 잃고 추락하고 말았다.

◇ 종합폐기물 업체 설립, '청계천 복원'으로 도약

오종택 전 대표가 타던 차와 같은 세계 최고급 승용차 '마이바흐'
오종택 전 대표가 타던 차와 같은 세계 최고급 승용차 '마이바흐'
오종택 인선이엔티 (14,200원 상승250 1.8%) 전 대표이사 회장이 종합 폐기물 처리업체 인선이엔티를 설립한 것은 1995년.

1991년 소규모 폐기물 처리업체인 인선개발을 설립해 운영하다 1995년 영남지역에 인선기업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름도 2001년 인선이엔티로 바꿨다.

영남지역에 터를 잡은 오 전 대표는 직접 중장비를 다뤄가며 현장에서 땀을 흘렸다. 국내 최고의 종합 폐기물 처리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몇 안 되는 직원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려가며 성공을 다짐했다.

1997년부터 본격적인 성공가도가 시작됐다. 서울, 경기지역에 인선기업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일본, 미국 등 해외 국가에서 잇따라 특허를 등록하며, 회사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2002년 6월 그의 인생에 제2막이 열렸다. 동종업계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것. 지금도 코스닥에 상장된 종합 폐기물 처리 기업은 인선이엔티가 유일하다.

코스닥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곧바로 광양에 소재한 폐기물 매립장을 인수했고, 이어 인천에 소재한 소각업체도 인수했다. 단순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조금씩 종합 폐기물 처리업체로 모습을 다져간 것. 몇 명 안되던 직원도 어느덧 300여명으로 늘어났다.

'천운'도 따라줬다. 정부의 청계천 복원사업이 이때 시작됐다. 인선이엔티는 청계고가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쏟아져 나오는 폐기물 처리를 맡았다.
매출이 쑥쑥 는 것은 물론 이름도 널리 알렸다. 현 2대 주주인 외국계 펀드 올림푸스그린홀딩스가 400억원을 투자하며 명실공히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주식 평가가치만 2000억…흔들리는 초심

회사의 성장으로 오 전 대표의 부도 커갔다. 청계천 복원사업 등으로 대외 인지도가 높아지고, 외국계 펀드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던 2005년 당시, 인선이엔티의 주가는 2만2000원대까지 올랐다.

오 전 대표 개인이 보유한 주식만 920만 주. 주식 평가가치만 2000억원이 넘었다. '마이바흐'를 사고, '돈 쓰는 재미'를 알기 시작한 것도 이맘때 쯤 일터. 소규모 폐기물 처리업체 사장에서, 주식가치만 2000억원대의 50대 초반 코스닥 CEO로의 화려한 변신이었다.

한순간에 너무 큰 성공을 이룬 것일까. 오 전 대표의 초심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 폐기물 사업이 직격탄을 받기 시작하자 오 전 대표의 고민도 커졌다. 창업주인만큼 위기 돌파에 매진해야 했지만 오히려 회사를 매각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성장 속도가 더뎌지고, 아직 애들이 어려 2세 승계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잘 나갈 때 차익을 실현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때마침 SK가스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솔깃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매각은 불발됐다. 매각 성사를 코앞에 두고 광양만의 인선이앤티 매립지가 붕괴돼 유동성 침출수가 바다로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SK가스는 인수 작업에서 손을 땠다.

매각 불발이 도화선이 돼 한때 2만원을 넘었던 주가는 한때 3000원대까지 떨어졌다. 결국 오 전 대표이사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만을 갖게 됐다.

이후에도 오 전 대표의 '탈출'시도는 계속됐다. 서울인베스트와 '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라자드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 등이 인선이엔티의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오 전 대표의 주식 인수에 나섰다. 그러나 이마저 여의치 않았다. 오 전 대표가 시세보다 높은 매각금액을 부른 탓이라는 게 인수 주체들의 설명이다.

국내 최고의 종합 폐기물 처리 기업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졌던 '기업가'를 매각 대금 '흥정꾼'으로 변화시킨 이면에는 '도박'이 있었다는게 드러났다.
오 전대표는 수 십 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려 해외 원정도박에 사용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결국 구속되고 말았다.

오 전 대표는 여전히 회사주식 926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가격(2월 24일 종가, 4450원) 으로만 따져도 평가차익은 400억원이 넘는다.
인수자만 잘 만나면 보유주식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수 있다.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25일 "인선이엔티가 사업가치와 자산가치에 비해 최대주주의 도덕성과 지배구조의 문제로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며 인수합명(M&A)를 통해 기업가치를 정상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의 운명과 상관없이 오 전 대표는 '부도덕한 기업가'의 오명을 쓰게 됐다. 열정을 담아 일궈온 회사도 자신이 가치를 갉아먹는 신세가 됐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4조 적자→2조 흑자…韓 정유 4사의 '깜짝' 실적 반전

'동학개미군단' 봉기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머니투데이 수소대상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