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장관 "역풍에 돛을 펴야 할 때"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세계 경제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웠다"며 "역풍에 돛을 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중동의 정정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서 보았듯이,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이란 이제 없다"며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강조했다.

윤 장관은 1일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중동사태 등으로 유가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과 곡물가격이 불안한데 이어 내부적으로도 구제역, 물가, 전세값 등 어느 것 하나 엄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며 "정부의 정책공간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이 지난달 15일 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출국하면서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낸데 이어 불과 2주만에 다시 직원들에게 편지를 띄운 이유다.


윤 장관은 이럴 때일수록 기본을 놓치지 않는 업무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왕중추(汪中求)의 『디테일의 힘』(Power of Detail)이라는 책에 나온 “100-1=99가 아니라 100-1=0”이라는 내용을 소개하며 비중으로 치면 1%에 불과한 실수가 전체(100%)의 실패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작은 실수를 방치해서 큰 문제가 되는 사례를 보면서 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이 많고 업무가 과중한 우리 부처의 성격상 혹여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실수를 눈감고 넘어가는 분위기는 없는지 반성해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책을 구상하는 간부로부터 보고서를 작성하는 직원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하는 업무중 사소한 것은 없다”며 “신중함과 꼼꼼함을 발휘해 디테일에 강하고 집요한 실행력을 가진 조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이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업무태도를 주문했다. 그는 “중동의 정정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서 보았듯이,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이란 이제 없으며 지구촌의 모든 변화가 실시간으로 ‘발등의 불’이 되고 글로벌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환경에서는 리스크를 미리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의 여건들은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를 증폭시킬 수 있다"며 "경제심리를 관리해 불확실성을 걷어주는 작업을 업무의 우선 순위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역사적 전환기는 늘 승자와 패자를 가르기 때문에 팽팽한 긴장감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항상 현장과 호흡하고, 상황을 장악하고, 핵심에 집중하는 업무태도로 정책공간을 넓혀 나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