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연결재무제표 작성대상 '명목시행사만'

국제회계기준(IFRS) 시행으로 논란거리가 됐던 건설사의 연결재무제표 작성대상 시행사에 '명목시행사'만 포함됐다. 건설사의 자체 분양사업 수익인식 기준을 '진행기준'으로 할지, '인도기준'으로 할지는 아직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금융당국과 건설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시행사만 연결 재무제표 작성 대상에 포함하는 자율지침에 합의한데 이어 4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특수목적기업(SPE) 시행사 연결 자율지침(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IFRS 시행으로 건설사들의 관심사는 시행사 연결재무제표 작성 여부와 자체분양사업의 수익인식 기준을 '진행기준'으로 할지, '인도기준'으로 할지였다. 두 안건 모두 건설사의 부채비율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연결재무제표 작성의 경우 금융당국은 건설사와 1대 1로 거래하는 시행사는 건설사가 실질 지배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연결재무제표 작성 대상에 포함했다.

아파트 분양사업에서 시행사가 토지대금 등을 대출받을 때 건설사가 지급보증을 서주고 분양대금 계좌를 양사가 공동관리하기 때문에 건설사가 시행사를 실질 지배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시행사에 대한 지급보증은 파이낸싱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고 분양대금 계좌 공동관리도 분양계약자를 위한 안전장치의 일환이라고 반발했다.

결국 금융당국는 건설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건설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이른바 '명목 시행사'만 연결재무제표 작성 대상으로 하는 '특수목적기업(SPE) 시행사 연결 자율지침(안)'을 시행하도록 결론 내렸다.

이번 조치로 앞으로 명백하게 사업 주체가 다른 실질 시행사는 건설사의 연결재무제표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신 시행사가 건설사로부터 설립 이전부터 운영자금을 지원받았거나 시공사 임직원 또는 친인척 명의로 설립된 경우 등 사실상 시공사가 단독으로 지배하는 명목 시행사의 종류를 정했다.

반면 자체 분양사업의 수익인식 기준을 '진행기준'으로 할지, '인도기준'으로 할지는 아직도 공전이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어 3년간 시공되는 900억원 규모의 아파트 공사의 경우 진행기준을 적용하게 되면 매년 300억원씩 수익을 인식할 수 있다.

반면 인도기준을 적용하게 되면 아파트가 완성된 3년 후에 900억을 한꺼번에 수익으로 인식해야 한다. 건설사들로서는 매출이 이연되고 중도금은 부채로 인식돼 재무지표를 악화시킬 수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선분양을 하는 우리나라 분양시장의 특성 때문에 인도기준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비행기와 선박 등처럼 주문제작하는 상품은 진행기준으로 인식하는 만큼 아파트도 이같은 기조를 적용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