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물가'엔 '살림 앱' 괜찮네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앱(애플리케이션)이 이게 다예요?"

며칠전 회사 후배 녀석은 내 스마트폰을 들춰보더니 이렇게 핀잔을 줬다. 제대로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비싼 요금 내며 왜 스마트폰을 쓰냐는 거였다.

트위터, 카카오톡, 가계부, 뉴스, 딸아이용 놀이 앱 몇 개. 나름 끙끙대며 그럴싸하게 갖출 것은 갖췄다고 뿌듯했는데 상처가 컸다. "그렇게 휑한가?, 하긴 경제지 기자답게 금융 관련 앱도 좀 있어야 할 거 같고, 지하철에서 오가며 짬짬이 공부할 수 있는 앱도 하나는 있어야 그림이 되겠지…”

머리 아픈 앱은 일단 뒤로 하고, 자취경력 10년차 후배의 조언을 얻어 살림에 도움이 되는 앱 몇 가지를 추천받아 다운받았다.

무료 앱인데 얼마나 스마트하겠냐 싶었던 생각도 잠시. 앱을 실행시켜 식재료 몇 가지를 선택했다. 감자, 고구마, 버섯, 당근, 유통기한이 임박한 두부…. 비닐봉지에 쌓여 냉장고 안에서 곤히 자고 있던 재료 몇 가지를 선택하자 그것만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 수십가지가 주르르 떴다.

주말이면 하루 수십번씩 냉장고 문을 여닫으며 뭐있나 재차 확인하고, 뭘 만드나 궁리하고, 그러다 재료들의 조합이 안떠오르면 다시 장을 보거나 외식으로 직행하는 직장맘에게는 딱이었다. 대파 한단에 5000원하는 ‘살인 물가’ 시대에 그야말로 '효자' 앱인 셈이다.

↑'오마이셰프' 앱 화면

앱스토어에서 내가 다운받은 것은 ‘오마이셰프’. 메뉴 중 '냉장고'로 들어가 집에 있는 식재료들을 선택하면, 그것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를 블로거 셰프들의 레시피 중 찾아준다. 가지고 있는 식재료의 영양적 특성이나 고르는 법, 칼로리도 친절히 설명돼 있다.

퇴근길 지하철이나 마트가는 차안이라면 저녁메뉴를 골라 필요한 재료를 클릭 한번으로 구매목록에 담아 장 볼 때 꺼내볼 수 있다.

T스토어에서는 ‘냉장고 매니저’ 앱이 비슷한 기능을 제공한다. 우리집 냉장고에 들어있는 식품 목록을 저장해 두는 것은 '오마이셰프'와 비슷하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다가오는 식품을 미리 알람으로 확인해 주기 때문에 비싼 식재료를 상해서 버리는 눈물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쇼핑목록도 메모할 수 있다.

↑'냉장고 매니저' 앱

알뜰 장보기를 도와주는 '생필품 가격비교' 앱(안드로이드 전용)도 고물가시대 유용하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출시한 앱으로 대형마트, 편의점, 재래시장까지 매장에서 판매하는 생필품들의 가격을 매주 금요일마다 업데이트해 제공한다. 직접 항목을 검색하거나 본인이 사는 지역 내 최저가 매장도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