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씽크탱크 '경영연구소' 만든다

우리금융 (11,900원 0.0%)지주가 그룹 씽크탱크(Think-Tank) 역할을 할 경영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의 장기 성장전략과 계열사 전체를 아우르는 경영전략을 짜고 시장연구 및 조사를 전담할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 중 경영연구소가 없는 곳은 우리금융뿐으로 이팔성 회장이 최근 연임에 성공하면서 경영연구소 설립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가칭 '우리(금융)경영연구소'를 조만간 설립키로 하고 연구인력 충원에 나섰다. 신설되는 경영연구소를 지주사 소속으로 할 지, 별도 법인으로 분리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국내 총자산 기준 1위인 우리금융의 규모 등을 고려해 30~40명 가량의 연구 인력으로 구성된 경영연구소를 설립하고 독립법인화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의 경영연구소 설립 추진은 이 회장이 첫 번째 임기를 시작했던 지난 2008년 하반기 이후 두 번째다. 우리금융은 당시 지주사 경영전략실 소속으로 경영·경제연구소를 만들어 향후 별도법인화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백지화됐다. 대신 지주사내 경영연구실이 그룹 연구소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인력과 규모가 적어 경영연구소 설립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의 외형에 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경영전략을 짤 수 있는 '싱크탱크'가 부재했다"며 "민영화 이후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성장전략을 제시할 연구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내외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모두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금융의 공공성 측면에서도 금융·경영연구소가 시장연구와 조사를 담당하는 '공공재'로 기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5대 은행(금융지주) 중 경영연구소가 없는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은 하나금융지주가 별도법인으로 설립한 하나금융연구소로 박사급 인력 8명을 포함한 35명의 연구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해 국민은행 소속에서 KB금융지주 산하로 바뀐 KB경영연구소는 28명의 연구인력이 일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내 신한FSB연구소는 박사급 3명 등 27명이, 기업은행 소속의 IBK경제연구소는 박사급 인력 12명을 비롯해 31명이 연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