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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에 빠진 경제정책, 커지는 궤도수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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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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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3.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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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성장, 집값·전세값, 가계부채·부동산시장 충돌… 정부 "1분기 지켜보고 판단"

'딜레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가장 많이 쓴 단어 중 하나다. 현재 정부가 직면한 각종 경제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책임을 내려놓고 싶다"는 윤 장관과 정부의 부담도 '딜레마'에서 비롯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악화되는 경제 상황은 정부에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현재 우리 경제는 현안들 중 딜레마가 아닌 게 없을 정도로 복잡한 국면이다. 크게는 성장과 물가 사이에서 정부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정책의 최우선을 물가안정에 두겠다"고 수차례 강조하고 있지만 '5% 성장'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경제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야 체감경기를 살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원화 절상(환율 하락)을 용인하고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성장 목표를 붙들고 있는 한 쉽지 않다.

부동산 시장 상황도 딜레마이기는 마찬가지다. 집값과 전세값의 안정을 동시에 이루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야 사람들이 집을 사지만 집값 상승에 대한 확신이 없다 보니 전세로만 수요가 몰리고 있다. 집값을 안정시키니 전세값이 뛰는 딜레마다. 윤 장관도 "집값 안정과 전세값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가, 우리의 딜레마도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도 딜레마에 빠져 있다.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일부에서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의 연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생각하면 DTI 규제를 정상화하는 게 맞기 때문이다. 윤 장관은 "가계부채 감축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도 "금융기관의 건전성 제고나 가계부채 등을 고려하면 DTI 규제완화를 폐지하는 것이 맞지만 부동산 시장을 보면 규제완화를 연장해야 한다"며 정책결정의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딜레마에 빠져 고민하는 사이 물가는 4.5%까지 치솟았고 2월 전세값은 9년여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은 가계부채가 감소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계속 늘어나 8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정부의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7일 재정위 전체회의에서도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성장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물가에 집중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얼마 전까지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올해 경제 계획 수립에 함께했던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까지 "최근 대외환경 악화는 올해 5% 성장, 3% 물가 목표 세울 때 예측하지 못했던 부분 아니냐"며 "경제운용이 전반적으로 맞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윤증현 장관은 물가 때문에 난리인데 상반기에 재정을 조기 집행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에 "지난해 상반기에 61%의 재정을 조기 집행했고 올해는 작년보다 줄인 57.4%로 계획했지만 다시 한 번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경제정책 목표를 수정할 계획이 없다던 입장에서 "1분기 정도까지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2분기는 정부가 물가 상승세가 꺾이는 시기로 예상하는 시점이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가 상승세가 지속돼 2분기에도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경제운용 목표와 궤도를 수정할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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