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광화문] 세시봉 열기와 정주영

머니투데이
  • 정희경 부국장 겸 산업부장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1.03.09 06:31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광화문] 세시봉 열기와 정주영
청바지와 통기타로 상징되는 '세시봉 친구들'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안방극장을 장악한 '아이돌'에 빗대 '중년돌'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한물간 스타임을 부정하지 않던 당사자들조차 적잖이 놀라는 눈치다.

통기타 재고가 동이 나 악기사들이 때아닌 특수를 누린다는 소식도 들린다. 대부분 궁핍했던 1960∼70년대, 지금으로선 견디기 어려웠을 정치·사회적인 규제에도 자유와 낭만을 찾아 즐긴 그들이 세대를 건너뛰어 다시 관심권에 들어온 것을 두고 학술적인 재해석까지 나올 분위기다.

세시봉 친구들의 '부활'은 젊은 시절을 그들의 음악과 함께 보낸 50∼60대 장년층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주는, 프랑스어(C'est Si Bong) 뜻 그대로 매우 좋은 일일 것이다. 그때 그린 꿈을 이뤘거나 그렇지 못했더라도 싱그러웠던 젊음의 향기에 잠시 젖게 만드는 값진 자극이다. 통기타 가수들의 '실력'에 20∼30대들의 관심도 커져 일종의 세대공감 소재가 된다는 점도 반가운 현상이다.

주목할 점은 옛 스타들이 안방에 복귀하는데 단순히 추억에 대한 갈증이나 복고열풍 등만 작용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세시봉 친구들의 멤버 김세환씨는 스타뉴스와 회견에서 최근 인기요인을 "복고, 뭐 이런 거 때문이 아니라 팝이면 팝, 트로트면 트로트, 모두를 방송에서 보여준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대를 관통할 수 있는 코드나 콘텐츠를 갖추지 못했다면 지금의 인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란 얘기다.

요즘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원로스타'가 또 있다. 올해 10주기를 맞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다. 대중적인 인기에선 세시봉 친구들을 따르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재계로 국한해 그를 따르고, 그리워하는 정도로 보면 분명 그는 대스타다. 현대중공업 (129,500원 상승500 -0.4%) CF에 등장하는 정 명예회장은 정열적인 목소리로 "우리가 좌절할 필요가 없어요. 어려운 것은 우리가 다 극복할 수 있어요"라고 강조한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위기에 부닥쳤을 때 이만큼 힘을 주는 메시지를 찾기 어렵다. 총 연주시간 43분의 대작인 '정주영 레퀴엠'이 만들어진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의 이름을 부르면 떠오르는 '불굴'과 '도전' '신화'는 몇 세대를 뛰어넘을 수 있는 키워드다.

올 들어 중동의 모래사막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 역시 정 명예회장을 비롯해 한국 경제를 도약시킨 '창업가 친구들'을 다시 조망하게 만든다. 자원이 풍부한 데도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금의 '사태'에 직면한 중동지역에 일찌감치 한국의 기업가 같은 이들이 있었다면 상황이 크게 달라졌을 것이란 가정에서다.

별로 가진 것 없던 한국이 과거 넘볼 수 없던 경제규모의 국가들을 속속 앞설 수 있었던 데는 모래바람 속에서 땀을 흘린 '창업가 친구들'과 그들의 '팬'이 있어 가능했다고 본다.

세시봉과 정주영의 팬들이 아주 멀리 있는 것은 아니다. 연령층이 비슷하다는 점을 차치하고라도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증가에 힘입어 중장년층이 문화를 즐길 여유가 생겼고, 여기서 세시봉에 대한 열기도 출발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을 보면 공통분모까지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억압에서, 또한 궁핍함으로 인해 '땀흘려야 하는 이유'에 공감했고, '일하는 즐거움'도 맛본 세대일 수 있다. 즐겁게 땀흘릴 수 있다면 경제도, 삶도 업그레이드될 것 같다. 최근 인기가 상승한 '세시봉 친구들'에게 너무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까.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삼성전자가 '인도 공대'에 공들이는 이유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부꾸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