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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목표전환' 안 들어가면 펀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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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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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3.0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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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중 8개는 이름에 포함...장기 분산보다 단기 집중 투자

신제품들만 가만히 살펴봐도 그 시기 유행을 짐작할 수 있다. 펀드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설정된 이른바 '신상' 펀드들을 보면 요새 운용업계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동안 신규 설정된 국내 주식형펀드(사모형 제외)의 명칭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단어가 2개 있다. 바로 '목표전환'과 '집중'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이 기간 신규 설정된 모펀드는 총 10개. 이중 8개 펀드의 이름에 목표전환형 펀드임을 뜻하는 목표전환, 전환형 등의 단어가 들어갔다.

또 5개엔 압축형을 의미하는 포커스, 타겟, 셀렉션 등의 단어가 명칭에 포함됐다. 명칭에 이 같은 단어가 들어가 있지 않은 나머지 5개 펀드 역시 특정 업종 또는 그룹주 집중 투자를 표방하고 있어 사실상 10개 펀드 모두 압축형 펀드로 분류된다.

자산운용업계는 최근 출시된 상품들이 이처럼 목표전환형과 압축형에 집중되는 것이 자문형랩과의 경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 자문형랩이 인기를 끌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운용사들이 랩과 유사한 형태의 펀드를 앞 다퉈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목표전환형과 압축형 모두 장기 분산투자가 생명인 펀드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압축형 펀드는 20~3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는 집중 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사한다. 분산 투자를 통한 리스크 관리와 안정적 수익이라는 펀드의 원 성격과는 차이가 있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10%, 12% 등 일정 수익률을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돼 만기 때까지 유지된다. 그러나 상당수 투자자들은 채권형 전환 이후 환매, 재투자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기간에 목표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투기성 투자를 할 수 있는 위험성도 크다. 목표전환형 펀드 역시 노후 자금, 자녀 교육비 마련 등 펀드가 내세우는 장기 투자와는 방향이 다르다.

민주영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투자지혜연구소장은 최근 시장 분위기와 관련, "목표전환형과 압축형 모두 펀드의 본질에서 벗어나 있다"면서 "이 같은 쏠림현상이 반짝 유행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 소장은 "압축형의 경우, 시장이 오를 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반대 땐 손실도 커질 수 있다"면서 "분산 투자를 통해 하락기 손실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펀드 본연의 자세와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 소장은 특히 "목표전환형 펀드는 시대에 역행하는 펀드"라면서 "단기 투자를 부추기고 시장을 교란시킨다는 이유로 사라졌던 과거 목표달성전환형 펀드가 마케팅적 요구로 인해 부활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또 "목표 수익률이 펀드 매니저에게 압박으로 작용해 단기 및 투기적 거래를 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운용사 마케팅 담당자는 "목표전환형이나 압축형 모두 단기 수익률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면서 "짧은 기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는 만큼 투자전략이나 포트폴리오 구성이 자주 바뀔 수 있어 신중한 투자 선택이 사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정 상품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 엇비슷한 펀드들이 쏟아져 나오고 마케팅도 한쪽으로 쏠리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판박이식 상품 출시가 상품의 질적 성장과 다양성, 투자자들의 상품 선택권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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