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 정상화일정 연기 '또' 연기

일본 대지진 이후 2주일이 되도록 일본 산업계는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다. 전력 공급도 원활하지 않지만 부품 조달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일본 산업계는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을 미치고 있는 부품과 소재부터 조업 재개를 서두르고 있다. 부품과 소재의 경우 조업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 대지진 피해가 없는 중서부 지역의 공장이나 해외 공장으로 일시적으로 생산을 돌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최대의 자동차회사인 토요타는 22일 일본내 완성차 생산을 이번주말까지 재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음주 월요일인 28일에도 완성차 조업을 시작할 수 있을지 미정이다.

무엇보다도 대지진 피해로 도로 등이 파손되고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부품 조달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토요타는 수리용 부품과 해외 수출용 부품은 지난 17일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일본 2위의 자동차회사인 혼다도 당초 23일까지로 밝혔던 조업 중단 기간을 토요타와 같은 27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혼다 역시 부품을 제대로 조달 받기 어려워 생산 재개 시점을 늦추기로 했다.


일본 최대의 전자업체인 소니는 휴대폰, 카메라 렌즈, 액정TV, 비디오카메라 등을 생산하는 일본내 5개 공장의 생산을 이달 31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휴대폰과 카메라 렌즈를 생산하는 기후현 미노카모시 공장, 액정TV를 제조하는 아이치현 이나자와시 공장, 비디오 카메라 등을 생산하는 아이치현 누카타군 공장, 방송기기를 만드는 시즈오카현 코사이시 공장 등이 이달말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이들 5개 공장은 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부품 조달이 어려워 생산이 불가능한 상태다. 소니는 부품 부족이 계속되는 경우 일본내 생산이 중단된 제품의 생산을 일시 해외로 돌리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전자산업 조사업체인 IHS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으로 화학회사 신에츠의 시라카와 공장과 미국 폴리실리콘·웨이퍼 생산업체인 MEMC의 우츠노미야 공장의 조업도 중단돼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 2개 공장은 전세계 웨이퍼 공급의 25%를 담당하고 있다. IHS는 "이 2개 공장의 조업 중단이 길어지면 일본 전자산업을 넘어서 전세계 반도체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시브리포트 공장에 이어 뉴욕주 버팔로 토나완다 공장의 엔진 생산도 중단하기로 했다. 토나완다 공장에서 엔진을 조립해도 이 엔진을 조립하는 시브리포트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고 있어 완성차 생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GM이 조업을 중단한 차종은 시보레 콜로라도와 GMC 캐논이다.

GM은 부품 부족을 이유로 유럽에서도 오펠 코르사 감산에 들어갔다. 독일 아이제나흐 공장은 3교대제를 없애고 하루 한번 생산하고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은 휴업에 들어갔다. GM의 코르사는 오펠의 자동차 라인업 중 가장 작은 차이다.

핀란드의 휴대폰회사 노키아도 일본에서 조달 받는 부품이 부족해 생산 능력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자동차회사 푸조 시트로앵도 일본에서의 전자부품 공급이 지연되고 있어 디젤엔진 생산이 23일부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