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안전투자처서 골칫거리로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향후 보상 문제로 도쿄전력의 국유화 가능성이 제기되며 도쿄전력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도쿄전력 회사채 규모는 총 5조엔(612억달러) 이상이다. 세계최대 연기금인 일본 연금 투자기금을 비롯한 생명보험사, 은행들과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도쿄전력의 기업채는 보수적인 기관투자자와 개인 투자자에게 인기있는 투자처였다. 일본 국채를 대신해 안전자산 도피처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전 사태 확대에 이어 지난 29일 도쿄전력 국유화 문제가 제기되자 도쿄전력 주가는 전날보다 130엔 떨어진 566엔으로 47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이날 은행업종은 3% 급락했으며 보험업종은 2%나 떨어졌다. 토픽스 지수가 0.9% 하락한 데 비하면 매우 큰 폭이다. 이는 도쿄전력 채권자 리스크가 불거진 탓이다. 실제 최근 도쿄전력 회사채의 신용부도스왑(CDS)도 급등했다. 5년만기 채권 1000만달러를 보장하는 연간 비용은 대지진 이전 4만달러에서 현재 40만달러로 치솟았다.

도쿄전력이 국유화된다면 무엇보다 큰 타격을 입는 곳은 주요 주주들이다. 다이이치 생명보험사를 비롯 니폰 생보, 도쿄 메트로폴리탄 정부, 스미토모 미츠이 파이낸셜 그룹,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 등이 주요 주주들이다. 이와 함께 중국 국부펀드 또한 도쿄전력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 투자자나 채권자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낮지만 지난해 1월 일본항공(JAL)이 그랬던 것처럼 도쿄전력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도쿄전력의 국유화를 주요 시나리오로 판단하고 있지 않기에 도쿄전력에 대한 비중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분명히 JAL과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실제 스탠다드 앤 푸어스는 여전히 도쿄전력 장기부채에 대해 ‘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S&P의 시바타 히로키 애널리스트는 “최근 시장에서 도쿄전력의 펀더멘털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도쿄전력이 확실한 경쟁자가 없다는 것이 JAL과의 확연한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은 30일 도쿄전력의 국유화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